'경남도의회, 2017년 지방의회 청렴도 평가 1위 달성… 광역의회 중 최근 3년간 청렴도 평가 1등급, 경남도의회 유일'
 
정치부를 맡으며 수시로 들어갔던 경남도의회 홈페이지에서 자주 봤던 문구다. 도의회에서 자랑하듯 경남도의회는 지난해 지방의회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의회들을 모두 제치고 경남도의회가 1위를 차지했다는 데에서 괜시리 뿌듯한 마음이 드는 한편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경남도의회와 창원시의회가 청렴도 1등급을 받을 동안 같은 평가에서 김해시의회는 최하위에 속하는 4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해시의회가 청렴도 평가에서 부끄러운 성적을 기록한 것은 '의장 돈 선거'를 비롯한 각종 부패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해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맡았던 배창한 전 의원은 2014년 시의장 선거와 관련해 같은 당 의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 2016년에는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김명식 전 의장이 금품을 주고받은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퇴한 의원이 총 3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김해는 수억 원의 추가 비용을 들여 보궐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시의원 가족이 시민단체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시의원이 대리기사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한 김해시의회는 김해시청 공무원에 대한 반말 갑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뒤 급히 자정결의문을 내고 사태를 수습하기도 했다. 
 
김해시의회에서 끊임없이 이어진 잡음으로 김해시민들 역시 실망한 기색이다. 내가 뽑았던 정치인, 아니 내가 해당 의원을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김해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보면서 김해시민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상실감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치권의 부패, 불법 행위 등 정치 불신은 정치에 대한 분노와 염증을 넘어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즉 투표율 저하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정치 불신이나 투표를 하고 싶은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문조사도 여러차례 발표된 바 있다. 최근 미투운동이 정치계까지 번지며 벌써부터 6·13지방선거에서 최악의 투표율을 걱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바야흐로 선거철이 다가왔다. 이제 어딜가나 파랑, 빨강, 노랑 옷을 입은 출마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참 일꾼이 되겠습니다.", "낮은 자세로 듣겠습니다." 등 겸손한 인사가 넘쳐난다. 출마자들의 선거 운동 행보를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을 정도로 강행군이다. 그러나 출마자들의 '열심'에도 과연 이같은 모습이 자신의 원하는 자리에 간 뒤에도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불쑥 올라온다. (모든 정치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흔히들 '쇼'라고 이야기하는 정치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도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억하자. 국정농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해결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정치에 대한 외면과 무관심이 아니라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의 촛불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은 소수의 선량하고 능력 있는 정치인이 아닌 그들의 뒤에서 지켜보고 행동하는 시민들이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손에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더 나은 김해, 더 깨끗한 김해를 위해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김해시의회가 청렴도 1위를 달성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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