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신어미래문화와 ㈜MA사이트는 최근 남명의 한시를 번역해 앨범 '김해정신문화 남명선비정신 창작콘텐츠'를 발매했다.

 
김해신어미래문화, 앨범 발매
지역 예술인 작사·작곡·노래 맡아
김석계 회장 “창조적 작업 계속”


 
조선시대 석학인 남명 조식의 한시(漢詩)가 최근 음악으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김해신어미래문화와 ㈜MA사이트는 지난 13일 첫 앨범 '김해정신문화 남명선비정신 창작콘텐츠'를 발표했다. 조선시대 김해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한 남명의 높은 선비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지역의 정신문화를 정립·제고한다는 목적도 있다.
 
이번 앨범에는 '쌍벽루', '서신', '설매'가 수록됐다. 남명 조식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들이다. 김해신어미래문화는 3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가지며 남명의 시를 다뤄왔다. 김석계 회장이 시를 번역해 가사로 바꾸고, 음악인 장원재·송정환 씨가 곡을 붙였다.
 
2015년 2월 '쌍벽루'가 먼저 만들어졌다. 쌍벽루는 경남 양산에 있는 옛 목조누각이다. 이곳을 찾은 남명은 신라의 충신 박제상이 고향인 양산에서 조차 잊혀진 것을 슬퍼하며 시를 썼다. 이 곡은 지난해 가야문화축제 기간에 수로왕릉에서 처음 공개됐다.
 
김 회장은 "박제상은 일본에 볼모로 잡혀 있던 왕자를 탈출시키고 자신은 빠져 나오지 못한 충신이다. 변절 요구에도 따르지 않고 죽음을 택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박 공의 제사상에 술 한 잔 올리는 이가 없자 남명은 시를 통해 슬픈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명 선생은 김해에서 20년을 살았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박 공과 남명의 모습이 닮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를 기리는 마음을 노래로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신'은 남명이 친구인 학사 이증영과 건숙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그리움과 이별에 관한 정이 담겨있다. 김해 영운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노헌경 양이 노래를 불렀다. 리코더, 오카리나, 피아노, 기타 등의 합주가 인상적인 밝고 경쾌한 곡이다.
 
편곡한 이지현 씨는 "선율 자체가 고전적이거나 한국적이지 않다.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을 현대인들이 문화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대적인 의역과 선율, 생활 악기를 사용했다. 실제로 연주 연습을 위해 악보를 달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래 '설매'는 남명의 한시 '설매'와 '기숙안'을 합해서 만든 곡이다. 가사에는 남명 선생이 후학을 양성한 산해정이 등장하기도 한다. 산해정은 현재 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김해 대동면에 있다. 이번 앨범에는 시낭송 버전이 실렸다. 김해다인연합회 방희숙 대표가 녹음에 참여했다.
 
앨범에 실린 모든 곡은 가사 작업부터 노래, 연주, 시낭송까지 지역 예술인들이 맡았다. 앨범 커버 디자인도 김해 벤처기업 '포켓드림'의 대표이자 화가로 활동 중인 윤연휘 씨가 그렸다.
 
김 회장은 "남명의 한시가 1차 콘텐츠, 번역이 2차, 음악이 3차 저작물이다. 앞으로 5·6·7차 저작물을 제작할 것이다. 고정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경쟁력 있는 지역 콘텐츠를 만들겠다. 창조적인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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