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상가 점주 40여 명은 지난 12일 시청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어 "대한항공아파트 자리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의 신규상가로 인해 기존 상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시행사에 대책수립을 요구했다.

  
 새로운 랜드마크 형성 기대 불구
"상권 보호·교통 대책 세워달라"



수년째 공실로 방치돼 왔던 내동 대한항공아파트 자리에 새로운 고층아파트 신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근 상인,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주변상권 보호, 교통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해시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의 관계사인 엠디엠플러스가 시행을 맡아 대한항공아파트 자리에 812 가구 규모의 아파트 신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행사 측은 연지공원을 바라보는 최고 35층 높이의 브랜드 아파트를 건설해 내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과거 공영개발로 형성된 내동의 아파트들이 노후화되면서 프리미엄급 새 아파트 건설이 도시경관과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지만,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불만이 나오면서 건축허가를 진행 중인 김해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 입장에서는 교통 문제와 인근 상권과의 조화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아파트 상가 점주 40여 명은 지난 12일 김해시청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고 "시행사인 엠디엠플러스는 기존 점주와 상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아파트와 함께 신규 상가가 들어서면 노후화된 기존 상권은 존립하기 힘들다"며 "시행사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기 전까지 김해시는 신축아파트 건축허가를 보류하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아파트와 한진그룹사원아파트와 인접한 상가는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3161㎡ 규모로 75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30년 전 기존 아파트가 건설될 때 상가도 같이 들어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 재건축되는 아파트에 새로운 상가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인들이 시행사측에 피해대책을 요구해 왔다. 이에 엠디엠플러스 측은 점주들과 시행사가 공동투자해 현재 상가자리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세울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달라 상가 재건축은 무산됐다.

이후 상가 점주들은 김해시가 새 아파트에 상가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건축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어렵다면 시행사가 기존 상가를 리모델링 해주고, 영업 손실을 일부 보상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엠디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점주와 상인의 우려를 반영해 원래 설계보다 신축상가의 규모를 줄이고 위치도 조정했다"며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는데 점주들이 이러한 점을 말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진캐스빌, 홍익아파트 등 인근아파트 주민들은 교통체증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아파트가 수년째 입주민이 없었을 뿐 아니라, 그전에 대한항공 사택이어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자가 운전자 비중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엄급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승용차 유입이 많아져 교통체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용철 이진캐스빌 1단지 입주자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출퇴근 시간 교통환경이 좋지 않은데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교통혼잡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해시도 건축인허가 단계에서 이러한 부분을 면밀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 칼 삼거리 등 인근도로가 막힌다. 신축아파트가 들어서면 교통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허가 단계에서 시행사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는 19일 새 아파트 건축에 대한 경관위원회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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