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가방과 등산화는 안전 장비 역할을 한다.

직장인 김진영(31·삼계동)씨는 최근 건강관리를 위해 '직장인 산악동아리'에 가입했다. 얼마 뒤 첫 등반 모임에 참석한 김 씨. 그는 어리둥절했다. 집에 있던 검정색 등산복 바지에 간단한 체육복 상의를 맞춰 입고 간 자신과 달리 회원 대부분이 형형색색 화려한 등산복을 입고 왔던 것. 김 씨는 뒤처지는 느낌에 서둘러 등산복 구매에 나섰지만, 생각보다 옷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기능과 디자인이 너무 다양한 탓이었다. 가격도 만만찮았다. 결국 김 씨는 제일 최신 상품을 비싼 돈을 주고 구매했다.
 
운동에도 유행이 있다는 말이 맞다. 최근 대세는 '등산'이다. 뒷산을 가 보자. 예전에는 중장년층이 주로 등산을 즐겼으나 최근에는 20~30대도 부쩍 늘었다. 연예인들마저 인터넷에 자신의 등산 사진을 한두 장씩 올릴 정도.
 
등산객의 연령층이 다양해진 만큼 등산복의 진화도 눈이 부실 정도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검정 일색의 칙칙한 등산복은 옛날 얘기. 요즘엔 일상에서 곧바로 입을 수 있을 정도로 색이 화려하고 디자인이 세련된 제품이 출시되는 추세다. 촌스러운 아저씨들의 전유물이던 등산복이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한 것.
 
김해 부원동에도 이런 흐름을 타고 등산복 매장이 지난달에만 2~3곳 새로 문을 열었다. 브랜드가 다양하다 보니 제품도 다양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정도. 거기다 가격대도 만만찮다. 최소 10만 원에서 비싸게는 80~90만 원을 웃돌다 보니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김해 등산복 전문매장 '아웃도어갤러리' 김후관(49) 씨는 "등산복의 기본은 방수, 보온, 흡습력, 가벼움이다. 정말 등산이 목적이라면 색이나 디자인보다는 이런 기능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이월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면서, 등산복도 상품 전환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이월상품의 경우 크게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디자인이 무난한 옷을 구입하면 크게 유행을 타지도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착용할 수 있다.
 
주로 부원동에 집중된 김해지역 등산복 매장들은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꼼꼼히 둘러 보자. 다양한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다면 김해 동상동에 위치한 '아웃도어갤러리'를 방문해 보자. 아웃도어갤러리는 2층 건물 전체를 등산복 매장으로 사용 중인 '멀티 매장'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국내에 입점 되지 않는 브랜드 제품도 직수입해서 판매하고 있어 옷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몇 년째 '아웃도어갤러리'에서 등산복을 판매하고 있는 김 씨의 도움을 받아 가격, 기능, 디자인에서 두루 만족할 수 있는 등산제품 구매 방법을 소개한다.


#등산화
등산에 있어 신발은 기본이다. 최근 등산화는 트래킹화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 무게가 가볍고 신발 목 부분이 부각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미끄럼 등을 막아주는 안전 밑창은 설치돼 있지 않는 것이 대부분. 김 씨는 "요즘엔 가볍고 예쁜 트래킹화를 많이 찾지만 등산을 위해서는 자갈 등 산에 있는 위험요소로부터 발을 보호하도록 설계된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등산화는 너무 가벼운 제품보단 적당히 무게가 나가는 편이 보행에 안정감을 준다. 방수기능을 꼼꼼히 살피고, 발목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신발 목이 발목까지 올라오는 형태의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치수는 등산양말이 두꺼운 점을 고려해 반 치수 정도 넉넉하게 고르자.
 
김 씨가 추천하는 제품은 '캠프라인' 사의 등산화. 한국 산악 지형에 맞게 설계된 밑창이 특히 장점이다. 가격은 할인해서 17만 원 선. 등산에 익숙한 고수라면 전문성이 더 강조된 '로바티벳' 사의 등산화도 눈여겨 보자. 가격은 58만 원 선.
 
시간이 지나면 신발이 마모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섣불리 버리기 보단, 등산화 용 방수스프레이를 활용해 보자. 기능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가격은 1만5천 원 선.
 
#등산복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는 이미 등산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사라진 지 오래. 국내에도 이런 열풍을 타고 일상에서 입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옷을 입을 때는 항상 장소, 시간, 상황을 고려해야 함을 명심하자. 등산복은 말 그대로 등산 자체에 중점을 두고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김 씨는 "등산복을 고를 때는 옷 무게가 최대한 가볍고, 발열과 방수 기능을 갖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땀이 빨리 흡수되고 말라야 하기 때문에 방풍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울프스킨' 사에서는 특수 소재로 만든 등산 셔츠 등을 출시하고 있다.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세련된 제품. 가격은 할인가로 7만 원 선.
 
등산 점퍼는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이 좋다. 물에 젖거나 기온이 높을 경우 가방에 접어 휴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게는 가벼울수록 좋다. 방수 기능을 꼼꼼히 살피고, 체온 조절을 위해서는 모자 등이 탈부착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최근엔 특수소재를 이용해 기능과 무게를 동시에 잡은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어텍스 제품. 추천 제품은 일본 '몽벨' 사의 12(데니어)고어텍스등산점퍼다. 특수소재 고어텍스를 활용해 중량은 180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지만, 야간 빛 반사 기능까지 꼼꼼하게 갖추고 있는 똑똑한 제품. 가격은 17만 원 선.
 
#등산 장비

패션의 완성은 소품이다. 완벽한 등산을 위해서는 등산장비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챙겨야 한다. 등산 시에 가방은 반드시 매 주는 것이 좋다. 낙상 등 사고를 당했을 경우, 가방이 쿠션 역할을 해 척추와 머리 등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 가방은 용량에 따라 다양한 제품으로 나뉜다. 처음 등산에 나섰을 경우엔 30ℓ정도 용량의 가방이 적당하다. 겨울철에는 렌턴 등 추가해야 할 장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여유공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김 씨는 "한국사람의 경우 대체로 가방을 고를 때 수납공간의 수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며 "눈에 보이는 것보단 실용성에 무게를 두고, 등산 지팡이 등을 보관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의 추천 제품은 '도히터' 사의 등산가방. 가격은 할인가로 10만 원 선이다.
 
좀 더 등산에 이력이 붙었다면 챙겨야 할 장비도 많아진다. 50ℓ짜리 가방을 골라 보자. 추천 제품은 미국 '그레고리'사의 가방들이다. 가격은 10만~20만 원 선.
 
가방만큼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 등산 스틱이다. 사람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내구성이 탄탄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너무 가벼운 제품은 피하자. 키에 맞게 높낮이 조절 기능도 필수조건이다. 4단 스틱이 휴대성이 뛰어나다. 김 씨의 추천 제품은 레키사의 제품. 가격은 10만~20만 원선이다.


Tip) 등산 복은 어떤 색깔이 좋을까?
등산은 생각보다 위험한 운동이다. 길을 잃거나 넘어질 경우 곧바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 산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을 보호하는 일이다. 가방 속에 가벼운 담요 등을 항상 구비해 두자. 초콜릿 등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색의 등산복이 출시되면서, 안전을 위해 원색의 옷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아무 옷이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김 씨는 "헬기에서 구조작업을 할 경우 조난자가 주황색 옷을 입었을 때 가장 눈에 잘 띈다"고 말했다.


사진=김병찬 기자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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