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계동 동신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 남매와 시민이 노선이 폐지된 삼계동 경전철 순환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경전철 순환버스가 폐선됐으면 주민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알려줘야 할 거 아닙니까?"
 
지난 10일 김해시 삼계동 동신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경전철 순환버스를 기다리던 한 모(42·여) 씨가 분통을 터트렸다. 한 씨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딸아이와 도로변 정류장에서 40여분 동안 순환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답답한 마음에 시청 민원실로 전화를 건 한 씨는 지난달 삼계동 순환버스가 폐선됐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을 수 있었다.
 
한 씨는 "표지판에는 순환버스 노선이 그대로 명시돼 있고 정류소 어딜 찾아봐도 노선이 폐지됐다는 홍보물이 붙어있지 않다"며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는 교통행정 때문에 헛걸음만 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은 김해시가 소통 없는 교통행정을 하고 있다며 불만이 많다. 김해시는 이용객 저조 등의 이유로 지난 10월 24일부터 삼계동 순환버스 노선을 폐지했지만 폐선 4일 전부터 급히 버스 내부의 안내방송과 부착물로 이 사실을 알린 것이 홍보의 전부였다.
 
또한 동신아파트 버스정류장 표지판에는 현재 삼계동 순환버스 노선 안내가 여전히 붙어 있다. 일부 정류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순환버스를 이용했던 승객들은 한 씨와 같은 불편을 겪은 뒤에야 노선 폐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외동 순환버스의 경우 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크다.
 
지난 10일 수로왕릉 앞에서 내외동 순환버스를 기다리던 남모(27) 씨는 손에 200원을 쥐고 있었다. 기자가 버스요금이 1천원으로 올랐다고 전하자 남 씨는 "요금이 오른 사실을 듣지 못했다"며 "3코스만 가면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굳이 1천원을 내고 순환버스를 타겠느냐?"고 반문한 뒤 발길을 돌렸다.
 
▲ 삼계동(북부동) 순환버스가 폐선됐지만 정류장 표지판에는 여전히 노선도가 명시돼 있다.
김해시는 이달 1일부터 내외동 순환버스를 기존 노선을 유지하는 대신 요금을 200원에서 1천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시의 홍보가 미숙해 승객들은 순환버스를 타지 않고는 이 사실을 미리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일부 승객들은 15분이면 1회 순환을 마치는 순환버스의 요금이 5배나 뛴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지난 1일 요금을 인상한 내외동 순환버스의 경우 경전철 환승을 목적으로 한 시민들만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승객은 반으로 줄어든 상황.
 
현재 김해시청 교통민원게시판과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도 삼계동 순환버스 폐지와 내외동 순환버스 요금인상과 관련한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김해시는 뾰족한 홍보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삼계동 순환버스 폐선과 내외동 순환버스 요금 인상안이 급하게 정해진 탓에 홍보 기간이 부족했다"며 "내외동 순환버스 요금인상은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지만 순환버스 문제로 민원실에 항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시는 지난 9월 내외동과 삼계동 순환버스 노선 신설에 앞서 수요예측에 대한 사전조사나 주민의견 수렴 과정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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