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최초 여성반려동물장례지도사 송혜경 씨가 고별실에서 반려동물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반려동물장례지도사 송혜경 씨
 진심 담아 반려인들 슬픔 위로
"힘들지만 자부심·사명감 느껴"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사체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땅에 무단 투기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합니다. 동물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가족이잖아요. 적절한 장례절차를 진행해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장례 산업은 가족 같이 아끼던 반려동물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주고자 하는 반려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때문에 관련 직종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자연스럽게 종사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김해 생림면의 한 사설 동물장묘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송혜경(26) 씨도 약 1년 전에는 반려견을 키우던 평범한 반려인이었지만 반려견을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동물 장묘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일을 계기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알게 된 송 씨는 동물 장례지도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해 약 2달 뒤 자격증을 취득했다.

여성으로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된 경우는 송 씨가 경상남도에서 최초다. 동물의 사체를 다루거나 소각로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기도 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일이 많지만 그는 동물에 대한 사랑·헌신, 직업적 사명감을 바탕으로 동물 장례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송 씨는 "여성이라고 해서 못할 일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반려인들의 슬픔을 공감·위로해주는 부분은 남성보다 더 낫다"면서도 "하지만 슬픔에 빠져 오열하거나 '펫로스 증후군'에 걸린 보호자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등 정신적인 부분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씨가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도 약 1년이 지났다. 몇 년 전만 해도 동물장례업체, 관련 직종은 '혐오'라는 수식어가 붙은 채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만 했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긍정적으로 많이 변했다. 송 씨도 직접 이 분야에 몸담고 있는 만큼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를 직접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서 추진 중인 공공 동물장묘시설에 대해서도 "제대로 들어선다면 업체가 받는 경제적 타격은 조금 있겠지만 동물 장례문화의 올바른 확산을 위해서라면 꼭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반려인을 만나고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다보니 때로는 송 씨에게 개인적으로 감사를 전하거나 편지·선물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비록 업무의 일환으로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지만 반려동물과 이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반려인들의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송 씨의 진심이 통한 것이다. 그는 "감사나 선물을 바라고 하는 일은 절대 아니지만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긴다. 여성동물장례지도사가 더 많이 나타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곳을 찾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잘 떠나보내고 편한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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