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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아닌 공동현관 비번, 불안해요"김해 원룸촌 보안 살펴보니
  • 수정 2019.09.03 15:54
  • 게재 2019.08.27 16:09
  • 호수 436
  • 1면
  • 이현동 기자(hdlee@gimhaenews.co.kr)
▲ 최근 원룸 1인 가구, 특히 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범죄가 늘고 있지만 비밀번호 보안 허술, 방범대책 미비 등 안전 대책은 부실하다. 사진은 김해 어방동의 한 대학가 원룸촌. 이현동 기자


현관 등 비밀번호 노출 무감각
각종 범죄 노출 가능성 높아
오래된 건물엔 CCTV도 없어
1인 가구 보호 체감대책 필요



최근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사람, 특히 여성 대상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원룸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거나 예방할 수 있는 방범 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김해 원룸촌의 안전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김해에서 원룸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어방동·삼방동 일대와 외동 등을 지난 주 찾았다. 어방동·삼방동 일대는 인제대학교·김해대학교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혼자 생활하는 대학생 등의 거주 비율이 높아 십 수년 전부터 원룸촌이 형성된 곳이다. 외동은 직장인 등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어방동 먹자골목 인근 원룸에서혼자 사는 지인 허 모(25) 씨의 생각을 듣고자 전화를 했다. 그는 주저않고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출입문 구석에 적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음식 배달원도 다 안다"고 덧붙였다.

건물 공동현관 주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구석에 검은 매직으로 숫자 XXXX가 적혀 있었다. 인근 다른 원룸도 살펴봤다.

둘러본 9곳 중 6곳이 공동현관 구석, 우편함 등 비교적 찾기 쉬운 곳에 비밀번호로 추정되는 4~6자리의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이 중 한 곳의 비밀번호를 눌러보니 실제로 현관문이 열렸다.

이는 대부분 원룸건물 주인이나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가 비밀번호를 잊는 입주자들을 위해 써놓거나 택배·배달원 등 외부인들이 편의를 위해 써놓은 것이다. 특정 시간대는 아예 공동현관문을 열어놓은 곳도 많았다. 외부인이 쉽게 드나들 수 있었다.

경찰청은 이에 따른 범죄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7월 택배사·배달업체 등에 '원룸 비밀번호 노출 관련 범죄 예방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해 이같은 일이 없도록 당부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한 원룸 관계자는 "음식 배달원·택배기사 등 출입이 잦은 외부인 편의를 위해 비밀번호를 작게 표시해뒀다"며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입주자·외부인들이 편리해 한다.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입주자들의 불안은 크다. 삼방동에서 약 1년 째 원룸 생활을 하고 있는 여대생 김 모(22) 씨는 "늦은 시간에 귀가할 때면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조차도 경계하게 된다"며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다보니 현관문이 닫힐 때까지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원룸 출입구 공동현관 CCTV 관리도 허술했다. 한 원룸 관계자는 "공동현관에 CCTV가 있지만 촬영내용을 오래 보관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몇 일이 지나버리면 용량부족으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원룸 건물 안 복도 등은 사생활 보호 문제 때문에 CCTV를 설치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파트와 달리 입주자 변경이 잦은 원룸 건물 안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특히 지은지 오래된 원룸은 공동현관에 CCTV도 없어 각종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태다.

방범창이 없는 건물도 많았다.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은 한 건물은 가스배관까지 밖으로 드러나 있어 배관을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원룸 입주자 이 모(26) 씨는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개인 보안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며 "경찰과 원룸 관리자가 CCTV 관리, 보안등, 반사경 설치 등 1인 가구 안전대책에 더 많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창문·현관문 단속을 철저히 하고 비밀번호 주기적 변경, 보조키 추가 설치 등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우편함에 쌓인 고지서는 개인정보 노출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자주 체크하거나 아예 이메일·SNS로 받는게 좋다"고 충고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택배·배달원 사칭 범죄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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