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봉리단길 안인정미소의 점장 황동훈 씨가 가게의 마스코트이자 반려견인 '미소'를 안고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봉리단길 '안인' 점장 황동훈 씨
 마스코트·반려견 '미소' 키워
"관심·사랑 받으며 오래 행복하길"



피자와 수제맥주가 맛있기로 유명한 김해 봉리단길의 퓨전 레스토랑 '안인정미소'. 이곳에 들어서면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손님을 반긴다. 이 강아지는 안인정미소의 공식 마스코트 '정미소'(시바·수컷·2살추정)다. 사람들에게는 '미소'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이곳의 점장 황동훈(23) 씨는 "안인정미소에 있는 강아지니까 부르기 편하게 '정미소'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름 그대로 다니는 곳마다 미소·웃음을 몰고 다닌다.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씨와 미소는 지난해 겨울 어방동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어방동 대학가에서 직원회식을 마친 후 일행과 함께 집으로 귀가하던 황 씨는 추운 겨울날 길거리를 배회하던 미소를 발견했다. 사람으로부터 학대·폭행을 당했던 것인지 미소의 상태는 굉장히 나빴다. 몸 곳곳에 상처가 나 있었고 피까지 흘리고 있었다. 황 씨는 "내 뒤를 쫓아오던 미소가 나에게 '살려주세요, 구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음이 너무 아파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미소를 거둬 응급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미소가 의도적으로 유기된 것이라고 확신했던 황 씨는 SNS 등 각종 수단을 활용해 미소의 주인을 찾아주려고 노력했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도 연락했다. 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주인이나 데려가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하지만 황 씨를 비롯한 안인정미소 직원들 모두 개인적으로 미소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결국 황 씨는 동료들과 함께 가게에서 미소를 돌보기로 결정했다. 그는 "김해에는 유기동물보호센터가 아예 없다. 그나마 가까운 부산 보호소에서도 유기동물을 언제까지고 데리고 있을 순 없다며 안락사 얘기만 되풀이해 답답했다. 김해시가 유기동물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황 씨와 미소는 우연한 기회에 가족이 됐다. 지금의 미소는 안인정미소에 없어서는 안 될, 복덩어리와 같은 존재가 됐다.
 
미소는 성격이 온순해 사람에게 공격적이지 않다. 또 활발하고 애교도 많은 편이라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미소를 보러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도 많다. 안인정미소가 봉리단길 맛집으로 유명해진 것은 미소가 열심히 홍보활동(?)을 펼친 덕분이기도 하다.
 
홍보정신이 과해서일까. 미소는 가끔 가게 문이 열려있을 때면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한다. 때문에 음식을 잘 못 먹어 탈이 나거나, 교통사고가 날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럴 때마다 황 씨는 "말도 잘 듣고 똑똑한데, 가끔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주인이 미소에게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좋지 않은 짓을 하고 유기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소에게도 아직 마음 속 상처가 남아있다"며 "그 상처가 완전히 아물도록 미소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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