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헤어져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 온 형제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상봉했다.

21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한림파출소는 한 여성 신고자 A(48) 씨의 민원을 접수했다. 대구에서 아버지 B(81) 씨를 모시고 찾아온 A 씨는 "아버지가 유년시절 이산가족이 돼 수십 년간 생사도 모른 채 헤어져 산 남동생을 꼭 찾고 싶어한다"며 "남동생이 한림면 출신이라는 것 밖에 몰라 찾아오게 됐다"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한림파출소에 보관 중이던 모든 마을 주민들의 전화번호가 기록된 책자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남동생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 C(76) 씨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경찰은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 C 씨는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아 그리웠다.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C 씨는 부산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상태였다.

소식을 들은 B 씨는 C 씨를 만나러 부산으로 향했고 이렇게 형제는 경찰의 도움으로 7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B 씨는 동생을 만나 안타깝고 기쁜 마음에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자는 "최근에 아버지가 꿈속에서 남동생을 만나는 꿈을 꿔 동생을 찾고 싶다고 말했었다. 아버지의 평생소원을 이루어 드리고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파출소를 찾게 됐다"며 "경찰관이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마을 주민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수소문 해줬다. C 씨를 찾아 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한림파출소 관계자는 "현재 C 씨의 몸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겼다. 조만간 B 씨가 C 씨를 다시 찾아갈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재회하게 돼 다행이다. 앞으로도 경찰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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