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 경제·상권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23일 저녁 어방동의 한 주점이 텅 비어있는 모습. 이현동 기자

 코로나19에 지역 경제 얼음
"정상적 운영 어렵다" 아우성
 식당·번화가 등도 인파 끊겨
 시, 소상공인·중기 자금 '수혈'



김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 곳곳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세상살이가 팍팍해지면 경제 주체 모두 어려워지지만 더 '직격탄'을 받는 게 영세한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의 한숨은 최근 점점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시민들이 "혹시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예 외출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공포 탓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보니 유통·외식업계, 영세 기업, 여행업계, 문화업계 등 사회 전반이 고통을 겪고 있다. 확진환자의 이동 경로에 포함된 곳이나 방문한 곳이 아니어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심지어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에는 각종 식재료나 라면 등 간편식이 일시 바닥나는 등 피난상황을 연상케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구비해두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영업자, 특히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구산동 경양식 전문점 '폴 수제 돈가스' 조용우 실장은 "시민들이 집 안에만 있으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식당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김해 확진자가 나온 뒤로 더 심해졌다. 손님은 커녕 거리에 사람이 잘 없다. 직원들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첫 확진 환자 A 씨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장유 '돈토리' 측은 SNS를 통해 "역학조사 결과 직접 접촉이 아닌 사람은 격리대상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다. 직원들도 격리대상이 아니다"라며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소독·방역 작업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대다수 시민이 주말 약속·모임을 취소하면서 번화가도 텅텅 비게 됐다. 지난 주말 저녁 김해 어방동 오래뜰 골목, 내외동 먹자골목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은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 할 만큼 어둡고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 가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어방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광옥 씨는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경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도저히 살 수가 없다. 매출이 '제로'에 가까운 상태"라며 "매출도 문제지만 한 시민으로서 두려움도 크다. 이번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도 몰라 하루하루 불안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남도소상공인연합회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지자체에서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삼방전통시장 상인회 안오영 회장은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물색 중이다.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사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또한 더 이상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점포 내 위생 관리, 마스크 착용 등 규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긴급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시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200억 원을 추가 편성, 지원하며, 소상공인특별자금지원 80억 원도 다음 달 2일 지원키로 했다.
 
또 내수 진작을 위해 올해 김해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당초 1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5배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를 돕기 위해 납부기한연장, 징수유예, 세무조사유예 같은 지방세 지원도 실시키로 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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