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3일 장유 돈토리 식당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장유 돈토리 식당·병원·약국 등
 방역·자가격리해도 '위험' 인식
"억울하지만 방법이 없어 답답"
 시 "방역 완료 다른 곳보다 안전"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 특히 영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특히 확진자의 이동경로가 일반 시민에 공개되면서 이 동선에 포함된 가게들은 코로나 감염 '낙인'이 찍혀 두 번 울고 있다. 손님으로 방문한 확진자를 탓할 수도 없고 피해를 보상받을 길도 없어 이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오전 현재 김해에서는 총 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94년생 여성 A 씨가 지난달 23일 첫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24일, 26일, 27일, 28일 잇따라 확진자가 나왔다. 다행히 이들이 김해 전역을 돌아다니며 코로나19를 퍼뜨리고 다니지는 않았다. 특별한 방문지 없이 부산·창원·김해 소재 직장으로 출·퇴근만 하거나 확진자와의 접촉사실을 알고 자가 격리조치를 취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첫 확진자인 A 씨가 김해에서 방문한 것으로 발표된 안동 박영진의원과 더선경약국, 장유 돈토리 식당은 김해시민들에게 이미 '위험한 곳'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다. 안동 한효슈퍼, 외동 신세계백화점 키무카츠 등의 업체도 마찬가지다.
 
김해시는 확진자들의 이동경로를 공개하면서 "바이러스의 특성상 확진자가 머무르고 수 시간, 최대 하루가 지나면 그 장소의 바이러스는 사멸된다. 동선을 공개하는 것은 자가진단을 위한 것일 뿐 해당 장소 방문을 기피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야한다는 특성 때문에 개인의 인권보다는 공익적 가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방역을 완료한 장소는 오히려 다른 곳보다 더 안전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 확진자가 나온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피해업체들은 매출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장유 소재 고깃집 돈토리는 A 씨가 지난달 20일 오후 1시께 방문했던 장소다. 23일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당일 방역작업이 완료됐고 25일부터 영업이 가능하다는 허가를 김해시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돈토리 황지훈 대표는 직원과 손님의 안전을 이유로 자가휴업을 결정했고 지난 2일부터 정상적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손님들의 문의가 이어져 SNS를 통해서도 날짜, 시간, 방역여부 등을 공개한 황 대표는 최근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매출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식당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우리 가게의 경우 피해가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검색포털에서 가게 이름을 검색하면 '돈토리'와 '코로나'가 연관검색어로 뜬다"며 "김해시에서 권하지도 않은 자가 격리기간까지 자율적으로 가졌는데 손님 발길이 끊겨 답답하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억울하기도 하다. 안전한 장소가 됐음에도 이동동선에 가게이름이 계속 노출되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격려와 위로의 전화가 자주 오고 있어 감사하다. 김형수 김해시의회 의장님도 격려차원에서 가게에 방문해 식사를 하고 위로의 말씀을 건넸다"며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가게라고, 위험하지 않다고 시민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안동 박영진의원과 더선경약국의 경우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음식점 같은 다중밀집시설은 아닌 덕분에 매출 감소폭이 크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방역 완료 후 자가격리기간을 갖고 지난 6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는 더선경약국의 관계자는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가 많이 줄어들어 약국도 자연스레 영향을 받고 있다. 일반 손님은 거의 없지만 마스크를 사러 오는 사람은 많다"며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시에서 "안전하다"는 식의 홍보를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소상공인들과 시민, 지자체가 합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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