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고교연합 유기동물봉사동아리 ‘뭐멍냥’ 소속 (왼쪽부터)송하영, 신보경, 안태현, 양가연 학생이 직접 제작한 뭐멍냥 굿즈를 선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고교생 150여 명 소속 활동
 부산 유기동물보호소서 봉사
"김해도 동물보호소 생겼으면"



"사람이 키우다가 무책임하게 버린 동물이 '유기동물'이잖아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죠. 그 '누군가'의 역할을 우리가 대신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기동물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리고 있는 학생 동아리가 김해에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해의 고등학생들이 모여 만든 연합 유기동물 봉사동아리 '뭐멍냥'은 "유기동물들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갑니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다.
 
가야고등학교 출신 신보경(20) 씨가 지난 2018년 동아리를 설립했다. 올해 대학생이 됐지만 초대 회장으로서 동아리 운영에 관한 여러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신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한 기회로 유기동물센터 봉사활동을 가게 됐다. 직접 봉사를 하면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떻게 사람을 모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동아리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유기동물 봉사활동 정보도 쉽게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뭐멍냥을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뭐멍냥 동아리에는 현재 150여 명의 고등학생들이 소속돼 있다. 모두 중앙여자고등학교, 가야고등학교, 경원고등학교 학생들이다. 각 학교마다 동아리 회장을 따로 두고 개별적으로 동아리회원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안태현(중앙여고), 양가연(가야고), 송하영(경원고) 학생이 각 학교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까지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다 3학년이 되면서 회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임호고, 분성여고, 제일고, 장유고, 삼문고에도 뭐멍냥 동아리를 신설해 연합 동아리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수의사가 꿈이라는 안태현 학생은 "동물을 좋아해서 친구를 따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가 회장직까지 맡게 됐다"며 "뭐멍냥 활동을 단순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 수의학도로서 소중한 경험이고 배워가는 점도 많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은 주로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이뤄진다. 학기 중에는 매주 주말 봉사를 실시하며 방학 중에는 매일한다.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19 탓에 활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양가연 학생은 "유기동물센터 봉사활동은 보기보다 힘들다. 정말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번 참여 후 포기하는 학생도 많다"며 "그래도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뭐멍냥은 지난해 여름 유기동물 후원 배지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배지 3400여 개를 판매해 무려 1000만 원의 수익금을 냈다. 큰 금액이지만 학생들은 수익금을 유기동물보호소와 동물단체 등에 전액 후원했다.

이들의 활동은 뭐멍냥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GH.bowwowmew)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송하영 학생은 "어차피 동물들을 위해 사용하려고 진행한 캠페인이었다. 우리가 후원한 금액으로 유기동물들이 사는 환경이 더 나아진 것 같아 기쁘고 보람 있었다"며 "올해 여름 방학에도 같은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배지 뿐만 아니라 실용성 있는 물품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동물복지와 유기동물 문제에 대해 어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동물보호법도 개선되어야 한다. 풀어 가야할 숙제가 많다"며 "부산·창원 등 타 지역처럼 김해에도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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