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C&C 김정태 대표가 태극기를 활용해 직접 디자인한 한글 교육 로고를 선보이고 있다. 이현동 기자

 엔지니어→크리에이터 전향
 최근 유튜브 'KOPASS' 개설
"김해 관련 콘텐츠 제작 계획"



"결혼 이주여성들의 우울하고 슬픈 현실을 미디어를 통해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들을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하고 항상 고민했죠. 그리고 이제 비로소 이들을 돕고자 하는 제 꿈을 김해에서 펼칠 수 있게 됐습니다."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입주기업 중 하나인 '정현C&C'(Creative and Company)는 유튜브 영상 제작, 어플리케이션, 생활용품 연구·개발 등이 주 종목인 기업이다. 지난해 5월 설립됐다. 
 
설립 1주년을 앞두고 정현C&C의 김정태(49) 대표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디자인·저작권 등 6개의 지식재삭권을 취득하고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등 바쁘게 달려왔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다"며 웃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통하는 김 대표는 LG전자 한국서비스에서 17년 간 세탁기 전문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그러던 그는 지난해 3월 돌연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였다. 그는 "개인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이 때가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다. 창조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평소 결혼 이주여성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한국인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의 안타까운 사건을 TV로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출신 국가가 달라도 어쨌든 한국국적을 가진 그들을 우리나라의 문화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먼저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외국인들을 위해 한글 교육용 로고를 직접 만들었다. 태극기 모양 안에 한글 자·모음과 영단어를 배치한 모양이다. 이 로고 하나면 한글 발음과 표기를 모두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를 쉽게 알리기 위해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 'KOPASS'(Korea+Pass·한국을 지난다)를 개설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강의 영상이나 한류 관련 콘텐츠 영상이 주요 분야다. 매주 금요일 새 영상이 업로드 된다. 
 
김 대표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은 누구나 무료로 내 로고를 가져갈 수 있고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K-POP 팬들에게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딱딱한 강의영상만으로는 유튜브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을 타겟으로 콘텐츠 영상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베트남 이주여성 2명을 섭외해 한국음식 만들기, 김해 소개 영상 등을 제작할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로 각 기관·관광지가 문을 닫아 소개영상 촬영 계획은 잠시 중단됐지만 내달부터 음식 만들기 콘텐츠는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주 여성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게 돕고 이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길 바란다. 웃음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김해시에도 감사하다. 앞으로 각종 관광지 등 김해를 소개·홍보하는 영상이나 다문화 관련 콘텐츠도 개발해 김해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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