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1일 인제대 수화봉사동아리 '열린마음 열손가락' 재학생 회원들과 졸업생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991년 창단 20여명 활동
평일 오후 6시 모여 수화 연습
음악 맞춰 수화로 노랫말 전달

"사랑의 마음, 수화로 전해요"
 
지난 6일 인제대학교 학생회관(늘빛관) 앞마당에서는 인제대 동아리 박람회가 열렸다. 동아리 박람회는 매년 3월 초 열리는 대학행사로, 새내기들을 동아리에 가입시키기 위해 개최하는 동아리 홍보의 장이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잔잔한 음악소리가 깔리자 12학번 새내기들의 이목이 한 동아리 부스에 집중됐다. 인제대학교 수화봉사동아리 '열린마음 열손가락'이 음악에 맞춰 수화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이 동아리의 10여 명 회원들은 음악에 맞춰 목소리가 아닌 손짓으로 노랫말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손짓은 일정하고 능수능란했다.
 
수화(手話)는 귀로 들을 수 없고 말을 할 수 없는 의사소통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하지만 이 동아리의 회원들 중에 장애인은 아무도 없다. 이 동아리의 학생들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돕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화를 배워왔다.
 '열린마음 열손가락'은 1991년 창단했다. 현재 재학 중인 동아리회원은 20여 명. 현재 동아리회장은 인제대학교 인문학부에 재학 중인 11학번 전효정(20) 씨다.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선배들에게 수화를 배우다 보니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고 동아리 활동으로 학교생활도 즐겁다"며 "올해 신입생들도 우리 동아리에 많이 가입해 봉사정신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린마음 열손가락'의 수화연습은 평일 오후 6시 인제대학교 학생회관 4층 복도에서 진행된다. 학생회관에서 음악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쉽게 이들을 만날 수 있다. 2~3학년 선배들은 삼방동에 위치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수화강의를 들은 후 후배들에게 가르치고 있지만 보통은 음악을 틀어놓고 노랫말을 수화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다함께 모여 수화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린(22·한국학부) 씨는 "노래가사를 수화로 표현하면 좀 더 쉽고 빠르게 수화를 익힐 수 있다"며 "연습한 곡들로 학교 축제 때마다 수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마음 열손가락' 동아리 회원들은 매월 1회 부산 학장동에 위치한 노인치매병원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올 3월부터는 매달 4째 주 토요일을 이용해 어방동에 위치한 새김해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2월 11일 '열린마음 열손가락'에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졸업생 선배 55명이 학생회관 앞마당에 모여 재학생들과 함께 수화공연을 펼친 것이다.
 전 회장은 "1991년 동아리를 창단했던 1기 선배들과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 수화공연으로 호흡을 맞춰보았고, 면접관에게 수화를 선보여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의 경험담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제대학교 '열린마음 열손가락' 온라인카페(http://cafe.daum.net/signlang)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