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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려면 아직 멀었다… 그러니까, 살아라"
  • 수정 2020.10.27 15:22
  • 게재 2020.10.27 15:22
  • 호수 489
  • 10면
  • 김미동 기자(md@gimhaenews.co.kr)

"나는 살기로 결정했다. 병과 싸우는 게 거짓말처럼 수월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전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내가 그날 밤에 겪은 일 때문이 아니다. 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작가 허지웅이 에세이집 '살고 싶다는 농담'을 펴냈다. 그가 2018년 악성 림프종 투병 소식을 밝힌지 약 2년 만이다. 악성 림프종은 림프계에서 발생한 암으로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 중 하나다. 항암치료와 병을 이기고 돌아온 허지웅은 "앓기 전보다 더 건강하다"고 말했다. 
 
허지웅의 '살고 싶다는 농담'은 '얼마나 아팠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투병 생활 중 몸과 마음이 겪은 일들을 '살고 싶다는 농담'에 담아냈다. 전체적 구성은 전작들과 결을 같이 한다. 다만, 지금까지 날카롭고 예리하던 시선에 어떤 '희망'이 서려있다는 점이 다르다. '죽고 싶다'는 농담이 아니라 '살고 싶다'는 농담이다. 어떤 지점을 넘어선 허지웅이 현재 그 지점을 넘어서고 있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책은 1부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 2부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3부 '다시 시작한다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허지웅은 배우 존 허트와 김영애 씨를 비롯해 철학가 니체와 미국의 제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 등을 언급하며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영화와 소설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에 관한 열정이다.
 
든든하던 천장이 언젠가부터 천천히 내려와 나를 짓누르는 듯한 밤이 있다. 길고도 긴 그 밤을 겪는 이들에게 허 작가는 말한다.
 
"망했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을 오늘 밤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청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말해주고 싶다.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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