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청 별관에는 영(0)원마켓이라는 특이한 점포가 있다. 면적은 20평(66㎡) 정도로 가게 안에는 쌀, 참치, 고추장 등 식료품들이 정리·정돈 돼 있어 외관상으로는 여느 일반 마트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0원마켓에서는 물건을 사더라도 돈이 필요 없다. 해당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3만원 상당 물품을 '무료'로 받아 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건 돈이 아닌 신청서에 적을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이름 등 신상정보다. 지난 1월 문을 연 후 3개월 동안 20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은 물품은 쌀과 잡곡 등 식료품이었다. 장발장을 선제적으로 구제한다는 0원마켓의 의도가 적중한 것이다. 물품들은 개인·기업들의 후원이나 기부를 통해 마련한다고 한다. 운영 방식 또한 모범적이다.
 
이런 곳이 김해시를 비롯해 경남에도 여러 곳 있다. 김해지역은 '김해시푸드마켓', '김해시푸드뱅크'라는 이름으로 운영된다. 운영 방식은 0원마켓과 비슷하다. 다만 취약계층 등으로 이용 대상은 제한된다. 김해시 푸드마켓은 2009년부터 운영 중이다. 2인 가구는 한 달에 2만원, 3인 이상 가구는 4만원가량의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한 달에 350여 명이 찾고 있다. 그런데 이곳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껴가지 못했다. 개인이나 기업들의 후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푸드마켓 관계자들은 발로 뛰며 부족분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에게 모든 짐을 지우기엔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시민들과 지역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리 이웃이 배고픔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 푸드마켓과 푸드뱅크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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