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준 경남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김택준 경남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요즘 코로나19, 디지털, 친환경 등 주요 사안으로 산업‧유통 구조가 온라인‧디지털화로 요동치고 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하는 한복판에 있다. 전기차로 가면서 부품 수는 70% 이상이 줄고 단순화되면서 우리 지역의 많은 뿌리 기업들이 다른 산업으로의 새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산업에 연관 기업간 가장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은 큰 변혁의 터널(Paradime shift)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준비가 안 된 기업에는 생존의 갈림길이겠으나 오히려 사업다각화 변신으로 큰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산업이 2000년대 초 디지털화의 물결을 타고 한국기업들이 큰 도약의 기회를 잡아 일본을 제치고 전자강국으로 변모하게 된 때와 유사하다.

경남은 2차 산업 비중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기계제조 자동차 부품 등 중공업의 메카이다. 성장성이 낮은 굴뚝산업‧전통산업으로 성장성이 낮으나 경기 흐름을 덜 타는 안정성이 있었다. 덕분에 IMF나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에도 중소기업 중에는 중견‧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이 타지역대비 높았다. 그나마 경남에는 맷집이 좋은 앵커(Ankor) 중견‧대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게임 룰이 바뀌었다. 테슬라라는 전기차는 전기화, IT융합화로 최강자였던 GM, 도요타 등 강자를 눌렀다.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은 다시 파트너를 재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테크노파크에서 주로 연매출 10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기업지원단의 업무를 총괄하는 기업지원단장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 지역에는 자기만의 독특한 제품으로 창업하여 시장을 개척하고 제품 혁신으로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된 기업도 있다.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모여 해외시장을 개척한 수출만을 전문으로 성공한 기업도 있다.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메디컬 진단 시약 업체로 화려한 변신한 기업도 있다.

모두가 자기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인정받아 성공한 기업들이다. 이들 중에는 미래의 유니콘기업을 꿈꾸며 스타트기업,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중견‧대기업으로의 성장 사다리를 묵묵히 오르고 있는 기업들이다. 물밑에서 우리 지역에도 부지불식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업을 보며 여러 기업들에게 아래와 같이 제언을 드린다.

첫째, 수요기반, 시장 중심의 연구개발(R&D)로 자기만의 핵심기술과 Brand를 갖추어야 한다. Brand라 함은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뢰이고, 고객은 이 가치에 대한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인건비에 의존한 단순 하청생산기업은 생존 자체가 불가하다. 기술력은 제값을 받을뿐더러 기술개발 재투자의 밑천이 된다. 이런 핵심 부품을 갖고 신시장 개척이나 가격을 후려치는 거래 기업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둘째, 부가가치 제고와 규모의 경제(Scale Merits)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기술개발에 취해 시장이 어찌 되든 개발모델 수만 잔뜩 움켜진 개발만능 엔지니어형 기업들이 되면 안 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자본력이 없기 때문에 협력기업과 분업을 해야 되고 선택과 집중을 해서 제품당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를 이루도록 제품고도화, 시장개척, 유통 확대 등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바, 엔지니어가 하기 싫은 것을 더 해야 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셋째, CEO Risk를 생각해야 한다. 중소기업에게는 CEO가 기업가치의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CEO는 아파서도 안 된다. 이유는 모든 의사결정이 CEO에 집중되어 있고 실질적인 혁신의 주체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 규모에 따라 미래를 보여주는 경영시스템, 권한 이양, 중장기 성장전략 작성 등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재형 B2C 제품이든 기업간거래 위주인 B2B 기업의 반도체나 자동차, 의약품 등 소재 부품 장비의 핵심 부품을 한 개라도 가지고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거래처와의 소통과 협력체계를 갖춘 중소‧중견 기업을 찾아 기업을 롤 모델로 삼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지역 기업들이 모두 슬기롭게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 100년 기업의 틀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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