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린이날 기획기사 인터뷰를 위해 김해이주민지원 조이센터를 찾았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학생이 있다는 센터 관계자의 말에 "우리말로 의사소통은 가능한가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당연하다는 듯 "그럼요. 한국말을 얼마나 잘하는데요. 한국인 인터뷰 하는 거랑 똑같은 걸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지금껏 김해지역 외국인 관련 기사를 써오면서 외국인은 우리와 모두 한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전달해 왔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은 아직 '외국인이면 당연히 한국말을 잘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은연 중에 갖고 있었던 것이다. 괜히 머쓱하고 부끄러워졌다.  
 
약 10년 전만해도 외국인은 다른 언어와 다른 피부색, 문화를 가졌다는 이유로 노골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곤 했다. 그때는 외국인의 숫자도 적었을 뿐더러 그들의 삶에 대한 관심도, 지원도, 포용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외국인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속도가 빨라졌고, 이제는 이런 현상이 필연적이며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는 분위기가 퍼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요즘은 외국인에 대한 직접적인 차별과 편견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보이지 않는 장벽'이 남아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다문화가 아닌 한문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그들이 아닌 '우리'로, 하나의 문화권 안에서 생활하는 이웃이자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로 말이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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