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김해의 한 워터파크에서 수중 청소 작업을 하던 30대 직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기관이 나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는데, 석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사고 다음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사망사고 속보' 코너에 이 사고 글이 올라왔다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사라진 것이다.
 
확인 결과 워터파크 측에서 관할지역인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에 전화를 걸어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있어 삭제해 달라고 했다.
 
경남동부지사는 삭제 권한이 있는 안전보건공단 본부와 논의했고, 이후 해당 게시글은 모습을 감췄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노동계는 "대기업이 지워달라고 해서 삭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안전보건공단이 사업주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사라졌던 글은 일부 문구가 수정된 후 지난 17일 다시 올라왔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사망 원인에 대해 팩트가 아니어서 (업체 측의)수정 요청이 왔는데 담당자가 (글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수정 후 다시 올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단은 지난 21일 "기업의 눈치보기가 아닌 업무상 단순 착오였지만, 국민들에게 혼선을 드려 유감스럽다. 이를 계기로 시스템을 재정비해 기준을 명확히 해 사고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안전보건공단은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주가 재해 예방에 힘쓰도록 하기 위해 관련법에 따라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그런데 재해가 발생한 업체 측의 전화 한 통으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공단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은가? 비록 소는 잃었지만 뒤늦게라도 외양간을 고쳐 다행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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