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형 경성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교수
정일형 경성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교수

전례 없던 코로나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서로 조심하고 가능하면 이동을 줄이고 접촉을 피하다보니 자연스레 살은 찌는 것 같고, 그래서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다이어트를 비롯해, 아예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이어트 프로필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들로 전문 스튜디오가 몇 달씩 예약이 찼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세상에 효과적인 다이어트는 사실 없다. 살을 빼려면 덜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단기간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순간의 기쁨에 젖어 소홀하면 오히려 요요현상으로 다이어트 이전보다 더 찔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다이어트하면서 일정한 패턴을 만들고 그것이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지는 순간에서야 비로소 조금 느슨해도 잘 찌지 않는 새로운 체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필자는 운동선수나 혹은 PT 강사가 아니다. 전혀 운동과 거리가 멀 것만 같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필자는 살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한 케이스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자가면역질환으로 죽기 전까지 약으로 다스려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스스로 이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 별별 생각들을 다 해보았지만, 뚜렷한 답이 없었다. 결국 받아들이는 것으로 마음먹고, 운동으로 면역력을 기르면서 최대한 약을 줄여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포츠센터를 등록하고, 하루의 일과 중 어떻게든 운동할 시간을 만들어서 매일 출석하는 것을 목표로 일단 시작했다. 대개 운동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한다. 정말 가기 싫을 때가 많지만, 일부러 운동하러 가고 본다. 일단, 운동기구 앞에 가면, 강도가 약하더라도 시작하게 되고, 시작하게 되면 또 막상 열심히 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순간순간 힘들고 아프지만, 일단 살아내면 또 열심히 살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모든 것은 작은 것들의 순환과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매일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어떻게든 쪼개고 쪼개서 시간을 만들어, 하고 싶은 일을 일정 시간 동안 하고, 그것이 목표한 일이라면 익숙해질 때까지 차근차근 반복하는 것. 그렇게 내 생활의 온전한 일부로 자리 잡는 루틴이 만들어진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감도 생기고, 여유도 생긴다.
 
세상의 유명한 선수들이 하루 아침에 유명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완벽한 투구나 타격 폼을 만들기 위해 손에 공이나 배트가 없어도 하루에 몇 백개, 몇 천개씩 공을 던지고 치는 루틴을, 완벽한 티샷을 만들기 위해 골프채를 들지 않았어도 하루에 몇 백개, 몇 천개씩 스윙을 하는 루틴을 반복하고 연습을 했을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호흡 한 호흡에 집중하며, 내가 목표로 하는 것들에 대해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 일정한 루틴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의미있는 일들이 시작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움직이는 매 시간이 의미 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무엇을 목표로, 어떤 루틴을 만들기 위해, 어떤 새로운 시도하고 있나.무언가 생각나는 게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내일, 모레 매일 반복하는 연습을 당장 시작하는 게 어떨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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