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훈 김해뉴스 독자
김채훈 김해뉴스 독자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다. 각자 살 길을 도모한다는 뜻으로 이는 현재 '각자도생의 시대'라는 말로도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다. 2021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삭막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 대다수는 자신의 삶, 자신의 시야를 우선하지 않으면 삶이 어렵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의 시선, 혹은 자신 주위의 사람들의 외에는 아무 것도 보지 않으려 한다. 더군다나 지난해 마수처럼 다가와 우리들에게 손을 뻗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들은 물리적으로도 거리를 두며 '각자도생'하게 됐다. 불가피하게 거리를 두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삭막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이전의 편했던 '대면 생활'을 쉽사리 이어나갈 수 없게 됐고, 그 대안으로 등장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있다. 바로 '언택트'와 '온라인'이다. 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때에도 프로그램과 웹캠을 통한 비대면 강의가 실시간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스포츠 대회는 무관중 생방송 송출 경기 등을 통해 관중들이 직접 경기를 '대면'하지 않고도 경기를 즐길 수 있게 진행한다. 대학생들은 비대면 상황에서 친해질 친구가 적다보니 학교 커뮤니티를 돌아다니고 찾기 시작한다. 커뮤니티, 배달 음식과 홈 트레이닝, 유튜브 등이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이런 생활 속에서 요즘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익명성'에서 드러난 극단적 '각자도생'이다. 온라인 내에서의 익명성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던 현 상황의 당면 과제이다. 익명이라는 두껍고 단단한 벽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함부로 내뱉어 타인에게 상처를 쉽게 주곤 한다. 온라인에서 과거에 했던 말 하나가 엄청난 '떡밥'이 되어 사건사고를 일으키기도 하고, 말과 표현 하나 하나에서 여러 사건사고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는 근래 온라인과 언택트 활동이 왕성해지기 시작하며 더욱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근비대면 활동들이 많아지면서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감춘 채로, 타인들에 대해서도 쉽사리 알기 힘든 채로 살게 되면서 '공감 능력의 감소'가 대두되고 있다. 익명성을 통해 음식 혹은 구성과 배달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흔히 말하는 '갑질 리뷰'를 하거나 반대로 고객에게 심한 말을 하는 점주의 사례가 빠르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타인의 시야, 타인의 상황에 대한 공감이 결여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시야에서 어긋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어느새 논쟁거리로 만들어 엄청나게 싸우곤 한다. 눈 한 번 깜박하면 어느새 작고 큰 논쟁들과 문제들이 커져 분쟁, 사건사고로까지 퍼져 법적 분쟁과 같은 일이 상당히 많아진 것이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쉽사리 타인과 함께 있기 힘든 '삭막한 시간'이다. 동시에 '각자도생'이라는 표현이 가장 자연스러운 때다. '익명성' 혹은 '온라인'속에서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이 점점 많아지며 더욱 '삭막한 시간'이 돼가고 있다. 동시에 바이러스의 마수가 펼쳐지기 전, 그리고 더 훨씬 전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던 시간이 그리워지고 있다. '언택트, 온라인'의 힘이 점점 강해지며 생활이 그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대안을 발견하고 변화하며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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