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상 고대학교 복음병원 유방외과 교수
김구상 고대학교 복음병원 유방외과 교수

현대의학의 발전은 첨단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나 수술기구나 장비의 발전으로 인하여 혁신적인 수술법이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유방암 1기를 진단받은 최 모 씨(45)는 1.5cm 크기의 유방암 주위에 상피내암도 넓게 있어 유방을  보존할 수 없고 전절제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는 절망에 빠졌다.
 
본인의 실망감과 주변의 권유로 서울로 2차 의견을 구하러 갔지만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고 시간만 허비한 셈이었다.
 
그러던 중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해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
 
최씨가 받은 수술은 '로봇 유두유륜보존 유방전절제술 및 보형물삽입술'이었다. 겨드랑이 쪽에 4㎝정도 절개창을 이용해서 로봇팔이 들어가게 되고 집도의는 따로 조종실에 앉아서 두 세개의 로봇팔을 조종하여 유방의 피부와 유두를 보존하며 유방을 전절제하게 되고 그 속으로 보형물을 넣어서 모양을 만들게 된다 .
 
수술 전후의 모습에 별차이가 없어 유방암 환자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최신의 수술법이다.
 
최씨 역시 유방을 전절제하고 상실감으로 우울할 뻔했지만 수술 후의 통증이 거의 없고 유방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된 것에 만족하며 향후 치료도 적극적으로 임하려는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5년 전 할리우드의 대표적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성유방암 유전자인 BRCA 변이가 본인에게도 있음을 알고는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으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는데 이 당시 받았던 수술이 바로 이 '유두유륜보존 유방전절제술 및 보형물삽입술'이며 당시에는 로봇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으니 큰 절개창을 이용해서 집도의가 직접 손으로 진행했다는 차이가 있다.
 
유방암의 수술법은 1894년 William Halsted가 존스홉킨스병원에서 50케이스를 모아서 발표하면서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의 수술법은 근치적유방절제술로 피부를 포함한 유방전체와 대흉근과 소흉근을 포함하여 절제하며 수술 후 합병증이 많았다.
 
이후로 변형근치유방절제술과 유방보존술이 나오게 되고 2000년대 들어서는 종양성형술도 개발되고 내시경보조하 유방절제술이 시행되는 등 지난 120여 년간 많은 발전이 이어져왔다.
 
로봇수술은 다빈치라는 회사에서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여 보급되면서 웬만한 대학병원급에서는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은 많은 집도의가 로봇수술에 익숙하지 않고 따로 트레이닝도 받고 숙련과정을 거쳐야 하니 대중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유방절제술의 장점은 절개창이 작고 유방의 피부를 피해서 감출 수 있어 흉터에 대한 부담이 적다.
 
유방절제술시 집도의의 손이 미치기 어려운 유방의 상측과 내측부위에도 로봇팔이 닿으므로 안전한 절제를 할 수 있고 수술장면을 10배이상 확대된 화면으로 보면서 수술할 수 있어 섬세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진다.
 
유륜부위를 절제하고 진행되는 일반적 방법에서는 살려 둔 유두의 혈액공급이 좋지 않아 괴사되는 경우가 있는데 로봇을 이용할 경우 더 안전하다.
 
절개범위가 넓고 과도한 힘으로 수술부위를 벌이면서 진행된 것과 비교해 수술 후 통증도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가하면 단점도 있는데 인정비급여라 로봇사용료가 비싸니 수술비가 비싸지고 수술시 로봇수술기를 결합하며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려 평균수술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이런 로봇 유방암수술의 안전성과 효과가 얼마전 외과분야 국제 권위지인 '외과학 연보 (Annals of Surgery.2020.10)에 발표되었다.
 
유방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은 수술 외에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치료와 표적치료 등 여러가지 치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 치료기간도 길고 예후도 좋아서 오랜시간 추적관찰을 해야하니 치료받고 다니기 편한 곳에서 잘 관리 받는게 좋겠다.
 
아울러 유방암의 조기진단으로 완치가 가능하니 정기검사를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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