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김해뉴스 독자
김민정 김해뉴스 독자

나는 '복지없는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2년차 사회복지사다.
 
사회복지공무원 폭행 문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회복지 현장에서 대두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사회복지사 말고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아 쉬쉬하는 분위기로 잊혀 갈 뿐이다.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면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전국민이 다시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또 잊혀가는 일상의 반복일 뿐이다.
 
나도 아직 만 2년 정도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햇병아리지만, '복지없는 사회복지사'라는 단어는 이 열악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직업에 대해 되돌아 보게 한다.
 
현장에서 다양한 연령층을 만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론 어르신들에게 험한 말도 듣기도 하고, 민원인들의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결과가 100%를 충족 시켜 주지 못해 다시 처음부터 상담을 진행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럴때면 나는 "나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누가 제공해주고, 지쳐있는 심신들은 누가 달래줄 수 있는 걸까?" 라는 딜레마나 소진증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고난과 역경 뒤에 찾아오는 행복이 있듯이 묵묵히 나의 일을 하면 언젠간 나의 복지도 누군가가 제공해주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고 다시 일터에 나간다.
 
이런 희망의 끈마저 놓고 싶을 날에는 친구들과 출근 걱정없이 술을 마시거나,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거나,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산책을 하는 등 나만의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다른 사회복지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런 배경에는 열악한 처우도 한몫하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직업이란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난 1월 김해뉴스의 '지역 사회복지사 급여 최저시급 수준… 처우 개선 필요'라는 기사가 마음에 와닿는 이유다. 이 기사에 따르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 57%가 이직을 경험하고, 이직 의사가 있는 종사자도 45.2%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유는 임금 수준의 적정성 문제, 복리후생제도 부족 등 때문이다.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43.9%가 복리후생제도 강화, 25.4%가 대체인력 지원, 9.2%가 법정휴가 사용보장을 꼽았다. 희망 복리후생제도로는 휴가비 지원이 24.7%로 가장 높았고 노후연금 지원이 16.2%로 뒤를 이었다.
 
사회복지사를 위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은 매년 기사로 나오고 있다. 각 시도별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피부에 확 와닿지 않는 실정이다. 
 
비온 뒤 갑자기 나타난 무지개가 반갑듯이 사회복지사를 위한 처우들이 갑자기 확 바뀌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사회복지사의 복지를 위해 하나씩 변화한다면 나처럼 딜레마나 소진증상은 빨리 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시간 또 다른 어딘가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누군가의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 전국 사회복지사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처우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 묵묵히 힘써주고 계신 분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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