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중 교사·학생, 이마트 직원들이 편지 낭독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봉명중 교사·학생, 이마트 직원들이 편지 낭독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김해 봉명중 2학년 대표 2인
이마트 김해점서 편지 낭독
고객센터 옆 편지 게시하기로



"과대포장,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너무 심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는 행동에 적극 동참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어요. 미래 세대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세요."
 
지난 14일 오후 3시께 이마트 김해점 1층의 일회용품 판매대 앞. 앳된 얼굴의 한 남학생이 마이크를 잡았다. 한 손에는 직접 쓴 편지를 꼭 쥐고 있었다. 수줍은 듯 머뭇거리다 말문을 뗀 이 학생은 김해 봉명중학교 2학년 이선태 군이다. 
 
서프라이즈 같은 이날 편지 낭독은 이 학교에서 환경 교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이현우 교사가 마련한 자리다. 이 교사는 2학년 학생들에게 '과대포장을 줄여주세요'라는 취지의 손편지를 써보라고 했다. 이에 학생들은 2~5명씩 짝을 이뤄 손편지를 썼다. 이 뜻을 전달하기 위해 2학년 전체 171명 학생을 대표해 이선태·노연지 학생이 이마트를 찾았고, 직원·시민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쓴 편지를 낭독한 것이었다. 
 
이 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해부터 포장·배달음식 주문이 많아졌어요.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쓰레기도 많이 생겨났죠. 그런데 플라스틱 쓰레기는 썩어 없어지는데 무려 5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결국 방법은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마트와 같은 대형기업의 협조와 실천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플라스틱 쓰레기가 최대한 적게 발생하도록 과대포장을 줄여주시고, 상품포장과 관련해 환경보호를 생각하면서 기업을 운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이 군 앞에서 손을 모으고 경청하던 이마트 관계자들이 활짝 웃으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 군에 이어 노연지 양이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지나가던 몇몇 시민도 이내 발걸음을 멈추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노 양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이 많아요. 지금 김해 내 쓰레기소각장이나 재활용품선별장은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넘쳐나고 있고, 수용량도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고 해요. 다가오는 추석 등 앞으로 명절 때는 환경을 생각해 포장을 최소화 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상품을 더 예쁘고 좋아보이게 포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문제에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책임 있는 행동은 미래 세대의 주인인 저희에게 큰 유산이 될 것입니다"라며 강조했다.
 
이 교사는 "환경이라는 분야를 교과목으로 채택해 가르치는 중학교는 김해에서는 우리 학교가 유일하다. 학문적인 내용을 딱딱하게 가르치기만 할 게 아니라 환경과 관련된 지역현안이나 이슈를 최대한 쉽게 학생들에게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특별한 추억과 함께 환경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는 뿌듯함, 의무감 등을 심어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볼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이마트 김해점 박창변 지원팀장은 "환경을 생각하는 학생들의 소중한 의견 정말 감사하다. 어린 학생들이 이렇게 찾아와 의미 있는 제안을 해주니 참 기특하다"며 "오늘 전달받은 편지들을 내부 회의 때 가져가 과대포장을 더욱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전체 직원과 공유하겠다. 우리 직원들 역시 개인적으로도 플라스틱·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겠다. 또 시민들도 볼 수 있게끔 2층 고객센터 옆 게시판에 모든 편지를 게시해둘 방침"이라고 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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