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광 예비역 해군 대령
장현광 예비역 해군 대령

우여곡절 끝에 도쿄 올림픽이 '도쿄 2020'이란 타이틀로 개최되었다. 올림픽은 궁극적으로 전 세계 인류에게 '우리는 동등한 지구인'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올림픽에서 겨루는 승부는 국가적, 인종적 우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선수들의 기량에 의해 가려질 뿐이다. 그래서 올림픽의 진정한 의의는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에 있다’라고 설파한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의 정신은 지구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반드시 계승 발전되어야 할 전 인류적 가치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치열한 겨룸 속에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많은 스포츠 영웅이 탄생할 것이다.
 
영웅이란 누구인가? 영웅의 사전적 의미는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사전적 풀이만 놓고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영웅의 개념과는 뭔가 매칭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 영웅의 개념은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현상에 따라 그 의미와 쓰임의 용도가 조금씩 변모되어 왔기 때문에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일률적으로 정의할 수도 없을 뿐 더러 사전적 의미로만 국한시킬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그래서 많은 현인들이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영웅이 없는 사회가 불행한 것이 아니라 영웅을 필요로 하는 사회가 불행한 것이다(베르톨트 브레히트)',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오직 평범한 인물들의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윌리엄 홀시)', '한 두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100만 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찰리 채플린)' 등 촌철살인의 시대적 어록을 남겼다. 사전적 의미의 영웅을 국가 차원의 위기나 전쟁, 재난 상황에서 탄생한 구국영웅, 전쟁영웅, 희생적 영웅 등 전통적 개념의 영웅을 통칭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최근에는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분야에서 발군의 성적을 내거나 특정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등 큰 업적을 통해 국민에게 자부심과 행복을 선사한 이들에게 스포츠 영웅, 한류 영웅, ○○영웅 등 칭호를 붙이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실체적 영웅 외에 픽션이나 판타지로 영웅이 탄생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젊은 세대들은 실체적 영웅보다 이러한 가공의 영웅에 더 열광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영웅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정신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영웅들만 존재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나의 영웅과는 별도로 개인적 영웅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영웅을 필자는 '나만의 영웅'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개인의 기준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영웅' 그 자체로 삶의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만의 영웅'의 삶은 나의 삶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나만의 영웅'은 결과가 아니라 감동으로서 다가온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승리한 자가 아니라 오로지 노력과 과정만으로 내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나만의 영웅'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나만의 영웅'은 내 삶을 지배하기도 있다. 내 안에서 나와 함께 교감하기 때문이다. 영웅의 그 과정을 이입시켜 열심히 하다 보면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그 누군가에게 감동으로 다가가 나 또한 그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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