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진행된 상동면 여차마을 무료순회진료 현장 모습.  이현동 기자
지난 19일 진행된 상동면 여차마을 무료순회진료 현장 모습. 이현동 기자

 

축산농가 대상 무료 순회진료 등
대책요령 전달, 소독 활동 나서
주말 최소 1명씩 근무 상황 대비



"우리 집은 개가 13마리라예. 마 뛰어놀으라꼬 밖에 풀어놓고 키우는데, 진드기가 붙어가 피부병이 났어예. 근데 또 개들끼리 몸 비비고, 서로 핥고 이카니까 피부병이 더 심해지고 배탈도 납니더. 우짜면 좋습니꺼." "우리 집 닭들도 요새 날씨가 더워가 그런가 픽픽 쓰러집니더. 뭘 좀 먹여야 될지 모르겠네예."
 
지난 19일 오전 10시. 김해시 상동면 여차마을에 있는 여차경로당 앞. 마을주민 10여 명이 경로당 앞에 모여 간이방진복을 입은 김해시수의사회 소속 수의사들에게 기다렸다는 듯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수의사들은 주민 각각의 요구에 맞춰 개진드기약, 구충제, 닭비타민제 등을 봉투에 담아 건넸다. 그러면서 "진드기약은 강아지 목 뒤쪽에 붙여주면 한 달 정도는 효과가 지속될 겁니다. 구충제나 비타민은 적정량을 먹이에 섞어 주시면 됩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은 김해시청 축산과 가축방역팀의 축산농가 대상 무료 순회진료가 있던 날이었다. 외진 곳에 사는 고령의 축산농가 업주들이 폭염으로 가축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니 이를 돕고자 마련됐다. 순회진료팀은 김해축협공동방제단과 김해시수의사회, 진료지원반, 소독팀, 검사검진팀 등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진료팀은 가축들의 더위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약품과 소 면역증강제, 해충약, 쥐약, 심장사상충 약 등 다양한 약품을 주민들에게 공급했다. 또 가축방역팀 박진주 주무관과 수의사 4명이 방역관리 요령, 질병발생 시 농가대책요령 등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동안 가축방역 소독차량은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축사와 농장 주변을 위주로 소독약을 살포했다. 
 
여차마을 최정아 부녀회장은 "가축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렇게 공무원·수의사들이 우리 마을로 직접 찾아와줘서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 마을은 외지에 있다보니 이런 일이 잘 없는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특히 어르신들은 멀리 나가기가 힘드니까 이런 진료활동이 가축관리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내년 여름에도 또 와줬으면 좋겠다"고 감사해했다. 
 
장호승 팀장을 비롯해 7명으로 꾸려진 가축방역팀은 가축질병백신 공급, 전염병 예방접종사업, 거점소독시설(축산종합방역소) 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재난형가축전염병'(아프리카돼지열병·구제역·고병원성조류독감 등) 예방 활동이다. 
 
김해는 돼지 18만 8000여 마리, 소 3만 3000마리, 닭은 70만 마리를 사육하는 등 경남도 최대 축산업 도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축장인 김해축산물종합유통센터도 주촌면에 있다. 만약 전염병이 창궐해 김해 축산업계가 무너진다면 경남은 물론 전국의 관련 산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축방역팀의 선제적인 예방 활동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장호승 팀장은 "다른 가축도 그렇지만 특히 돼지는 전염병에 약한 동물이기 때문에 한 번 전염병이 발생하면 예외없이 모든 돼지를 폐사시킬 수밖에 없다. 또 김해는 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편이라 전염병이 퍼지기도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가축방역팀은 김해 곳곳의 축사를 꾸준히 방문해 소독 활동을 하고 수의사와 동행해 전염병예방 순찰도 하고 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주말에도 최소 1명씩은 근무한다. 
 
장 팀장은 "가축전염병은 두 번 기회가 없다. 단 한 번이라도 허용해선 안 된다. 그런 사명감을 갖고 전염병 원천 차단에 앞으로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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