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손영은 교수가 한국·김해와 터키의 공통점을 설명하며 양국 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현동 기자
이스탄불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손영은 교수가 한국·김해와 터키의 공통점을 설명하며 양국 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현동 기자

 

 2017년부터 한국어 교육 맡아
 인제대와 교환학생 MOU 추진
"다문화도시 김해, 교류 늘려야"



"터키라고 하면 흔히들 우리와 '형제의 나라'라고 많이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이상으로 아는 사람은 잘 없는 것 같아요. 알고 보면 굉장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나라인데 말이죠."
 
지난달 25일 인제대학교 백인제기념도서관에서 만난 터키 이스탄불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손영은(37) 교수는 인터뷰 시작부터 터키가 원래 고향인 것처럼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전쟁과 2002월드컵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와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부터 노인인구가 적고 청년인구가 많은 편이라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 터키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똑같아 배우기 비교적 쉽다는 점, 김해처럼 '차(茶) 문화'가 발달해 있다는 점 등 터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상당히 많은 듯했다. 그에게서 터키의 '참사랑'이 오롯이 느껴졌다. 
 
손 교수는 2017년 9월부터 이스탄불대학교에서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근무 중이다. 
 
손 교수와 터키의 인연은 그가 대학교 4학년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제대 백인제기념도서관에서 열린 '터키문화전'에 참석했다가 음식·차·춤 등 터키의 여러 문화에 매료됐다. 
 
이후 석·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나라의 한국어 관련 학술대회에 자주 참석했다는 손 교수는 "한국인들이 현지에 직접 가서 한국어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많았다"며 "그만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세계적으로 많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공부를 하면서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자격증을 따는 등 다양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2017년 3월께 이스탄불대학 측이 손 교수에게 한국어문학과(2016년 9월 개설) 교수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다. 손 교수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고, 그 해 8월 박사학위 취득 직후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만약 다른 나라였다면 고민을 더 했거나 안 갔을 것"이라면서 웃었다. 
 
손 교수는 김해가 외국인 수가 경남에서 가장 많은 수준(올해 3월말 기준 1만 6640명 등록)인 '다문화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터키와의 교류가 다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해와 터키의 '초룸'시는 2018년 4월부터 국제자매도시다. 그러나 올해 3월 기준 김해에 거주하는 터키인은 단 3명이다. 베트남인은 4000명, 중국·우즈베키스탄도 각각 2000명이다. 
 
그는 "초룸시의 경우 고대철기문명을 매개로 자매도시가 된 경우다. 발달된 차 문화도 김해와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교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작업은 이스탄불대학교와 인제대학교의 교환학생 업무협약 체결이다. 김해는 터키 외에도 이슬람 문화권 국적의 외국인이 많아 터키 학생이 김해에 와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 손 교수가 있는 한국어문학과에서는 가야의 역사·문화에 대해서도 가르치고 있어서 터키-한국 교환학생이 양국 교류의 또 다른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한다.
 
손 교수는 "앞으로 미래 발전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터키와 더 돈독히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주고 받을 것이 많다"며 "지금 이스탄불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언젠가는 김해에서 터키에 관한 것들을 가르치고 전파하면서 두 나라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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