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환창 전 서울시 갈등조정관·목포시 공론화위원회 위원
신환창 전 서울시 갈등조정관·목포시 공론화위원회 위원

얼마 전, 필자는 '2021익산청년정책학교' 에서 강의를 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오프라인 강의에 대한 우려는 차세대 리더들의 열정에는 대적 할 수 없는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다. 그 곳에서 필자는 '공공갈등의 이해'라는 주제로 청년들과 소통을 하였다. 누군가는 딱히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용어의 의미와 느낌을 이미 생활 속에서 체득(體得)한 '갈등'을 주제로 소통한다는 점, 그리고  '갈등조정관'이라는 분야 등 모든 것이 생소한 청년들에게 갈등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갈등(葛藤)'은 칡 갈(葛)과 등나무 등(藤)의 뜻으로써 둘 다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는 고유의 성질을 표현한 문자이다. 칡은 오른쪽, 등나무는 왼쪽 방향으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이 둘은 나무를 타고 오르면서 서로 얽히고설키게 된다. 이와 같은 모습에 빗대어 갈등은 목표나 이해관심사가 서로 달라 이해당사자가 서로를 적대시 하거나 충돌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하고 있으니 그 뜻이 참으로 매력적이고 의미 깊다. 
 
과거, '갈등'은 발생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조직의 성과달성에 방해가 되는 방지와 제거의 대상이었기에 갈등을 억압적으로 관리하였으며 그러다보니 갈등은 해소 되지 않은 상태로 항상 잠복해 있었다. 그러던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 우리사회는 처음으로 사회적 갈등해소의 중요성에 주목하였고 갈등은 불가피한 사회적·조직적 산물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갈등에 대한 수용적 태도와 함께 적극적 갈등관리의 필요성을 제도권에서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갈등의 패러다임이 마침내 변화 한 것이다. 아울러 사회적 갈등이 증가 할 것임을 우려한 정부는「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이라는 대통령령(2007)공포를 통해 갈등관리를 위한 법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후 다양하고 급변하는 도시갈등에 대한 '체계적 관리'의 중요성을 자각하기 시작한 서울시가 2012년, 국내 처음으로 '갈등조정담당관' 제도를 도입(하지만 아쉽게도 2021년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그 기능과 규모가 축소되었다)하였으며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변화의 바람은 전국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에 영향을 주었다. 이후 성숙한 시민들은 갈등예방을 위한 '공론화' 과정의 직접 참여함으로써 갈등의 '사전 관리' 가 '사후 조정' 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적극적 갈등관리가 무엇보다 중시되어야 함에 따라 청년들에게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며 글을 끝맺으려고 한다. 
 
청년들에게 부탁합니다! 첫째, 우리 청년들은 장차 이 사회를 이끌어 갈 리더로서 선제적 갈등예방의 중요성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둘째, 우리 청년들은 갈등을 외면하지 말고 합리적 비판과 논쟁 등 합의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랍니다. 
 
셋째, 우리 청년들은 상호간의 신뢰를 위한 공감·소통의 노력에 대하여 서두르지 말고 긴 호흡을 가지며 갈등관리에 접근하길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 청년들은 '건강한 갈등'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리더로서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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