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제 선수가 10체급 석권 기록을 달성한 후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열 손가락을 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서민제 선수가 10체급 석권 기록을 달성한 후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열 손가락을 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대통령배 대회 64㎏급 '금'
 모든 경기 기권승으로 이겨
"김해 위상 드높이고 싶어"



'한국복싱의 미래'로 평가 받는 김해 출신 복서 서민제(19·경남체고 3학년) 선수가 지난 6월 한국 복싱 역사상 최초로 9체급을 석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며 10체급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서 선수가 엘리트 복싱에 입문한 지 약 5년 6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서 선수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충남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 전국 시·도 복싱대회에서 64㎏급에 출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결과로 올해 대한복싱협회가 개최한 3개 대회(대한복싱협회장배·전국종별선수권·제51회 대통령배 전국 시·도 복싱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이로써 서 선수는 중학생일 때 출전한 중등부 38㎏, 42㎏, 46㎏, 48㎏, 50㎏급과 고등부 49㎏, 52㎏, 56㎏, 60kg급을 포함해 10체급을 모두 석권하게 됐다. 

서 선수는 인파이팅, 아웃복싱 등 상대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만능형 복서'다. 기술 뿐만 아니라 순간 스피드나 센스·폐활량·동체시력 등 복싱선수로서의 자질을 타고났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는 평상시 체중이 58㎏으로 밴텀급(56㎏)임에도 불구하고 10체급 석권을 위해 무려 두 체급을 올려 라이트웰터급(64㎏)에 출전했다. 계체량 당일 아침에도 라이트웰터급 한계체중(60~64㎏)에 미달되자 부랴부랴 아침 식사를 하고 생수 500㎖를 들이켜 마신 후에야 계체량을 겨우 통과했다고 한다. 

체급을 두 단계나 올려 출전했기에 기존 라이트웰터급 선수들과 체격 조건이 차이가 났음에도 서 선수는 타고난 기술과 체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16강에서는 경북체고 선수를, 8강에서는 충주공고 선수를, 준결승에서는 경기체고 선수를 만났고, 결승전에서는 같은 경남체고 정기석 선수와 맞붙었는데 모든 경기를 기권승(상대방 타올 던짐)으로 마무리하며 복싱팬들과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해복싱협회 박기봉 회장은 "10체급 석권은 한국 복싱 역사상 다시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다. 서 선수의 기록을 세계 기네스북 등재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기록은 앞으로 서 선수 본인만 갱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서 선수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서동신(50) 씨는 "민제를 데려가기 위해 수도권의 시청팀이나 명문대학팀들이 지속적으로 스카웃 제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민제 스스로가 김해를 위해 뛰며 김해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다는 뜻을 밝혀 제안들을 고사했다"며 "민제가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옆에서 물심양면으로 돕겠다. 나아가 김해가 복싱 명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민제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 선수가 속한 경남체고는 이번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노렸지만 장동환 선수가 60㎏급 1위, 정기석 선수가 64㎏급 2위, 김병욱 선수가 81㎏급에서 3위를 차지하며 종합 2위에 머물렀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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