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1%나눔재단 조유식 이사장이 천원의행복밥집을 찾은 손님에게 시락국을 떠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행복1%나눔재단 조유식 이사장이 천원의행복밥집을 찾은 손님에게 시락국을 떠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7년째 1000원으로 집밥 제공
그 돈도 모아 이웃돕기에 사용
수십년간 아동·노인 생활 지원



"와 이래 오래간만인교. 잘 지냈습니꺼? 많이 드시고, 부족하시면 두 그릇이고 세 그릇이고 더 드이소."
 
지난달 29일 오후 12시께 김해 부원동에 있는 천원의 행복밥집. 이곳을 운영하는 행복1%나눔재단 조유식(70) 이사장의 정겨운 인사와 웃음소리가 밥집 안을 가득 메웠다. 
 
이날 식단은 흰쌀밥과 시락국, 김치, 무생채, 콩나물무침. 부식으로 커피우유도 나왔다. 조 이사장은 직접 밥과 국을 배식하기도 하고, 손님들에게 다가가 '잘 지냈느냐, 어떻게 지내느냐'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또 '음식 맛은 어떤가, 먹고 싶은 건 없느냐'며 손님들 입맛에도 일일이 신경을 쓰는 듯 했다. 
 
이 밥집은 지난 2014년 10월께 문을 열어 올해로 7년이 됐다. '돈이 없어서 밥을 못 먹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있어선 안 된다'는 조 이사장의 신념을 바탕으로 세워졌다. 평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 반까지 운영되는 식당엔 하루에 200~300명 정도가 식사를 하고 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에 400~500명까지도 왔다. 
 
천원의 행복밥집은 상호에서 알 수 있듯 공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입구에 있는 상자에 1000원을 넣고 입장해야 한다. 하지만 조 이사장은 이 '1000원'이라는 돈이 단순히 밥값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밥집 운영에 사용할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1000원으로는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다. 이 돈은 밥집을 운영하는 데는 단 1원도 쓰이지 않는다. 모아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쓰고 있다"며 "우리 밥집에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 역시 대부분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 1000원을 밥값으로 낸다는 개념이 아니라, 다른 이웃에게 마음을 담아 '기부'를 하도록 만든 셈이다. 또 공짜로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눈치 볼 필요 없이 돈을 내고 먹는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을 안낸다고 해서 입장을 안 시키지는 않는다. 안내고 들어와서 드시는 분도 있고 오히려 1~2만 원씩 넣고 식사하는 분도 되려 있다"며 웃음지었다. 
 
밥집은 한 달 운영비만 약 3000만 원이 든다. 그래서 이곳은 밥집으로 운영하는 시간 외에는 '생오리불고기명품관'으로 운영된다. 여기서 버는 돈과 각종 개인·단체가 보내는 후원금 등으로 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고정 후원인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아직 약 200명 정도가 남아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지금보다 훨씬 이전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1977년부터 장애인 가정을 지원해주는 일을 했고 1978년에 김해불교청년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결식아동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또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정환경실태조사를 벌여 당시 시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결식아동 200여 명을 발굴해 보일러·의류·신발·식사 등 생활지원을 하기도 했다. 
 
그는 "가정환경실태조사차 아동들의 가정을 방문하곤 했는데 옆 방에 독거노인이 있더라.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분들은 서류 상에는 가족들이 있는 걸로 돼 있어서 대부분의 지원금 대상자에 포함이 안 됐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조 이사장은 수 십년 간 독거노인을 돕는 일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현재 운영 중인 밥집도 이런 활동의 일환이다. 그는 "나 역시 한 번도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을 만큼 유년시절부터 힘들게 자라왔고, 가진 게 없다고 무시당하며 가슴 아프게 살아왔다"며 "그래서 다른 사람이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돕고 싶어서 더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이런 일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 이사장은 앞으로 이곳 밥집과 같은 시설을 김해 곳곳에 더 늘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장유에 2호점도 함께 운영 중이지만, 4~5곳 정도 밥집을 더 열어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단 이름에 포함된 '1%'의 뜻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의 꿈과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 사랑, 희망, 아름다운 말 한마디. 많이도 아니고 딱 1%씩만 주변에 나눠주자는 뜻입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1%가 가진 힘은 실로 엄청납니다. 10명이 모이면 10%, 100명이 모이면 100%가 됩니다. 1%나눔 운동이 정착·확산된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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