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대학생 지역문제 대토론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인제대학교 제약공학과 (왼쪽부터)정찬진 씨, 정시현 씨, 김동명 씨, 여희구 씨.
'동남권 대학생 지역문제 대토론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인제대학교 제약공학과 (왼쪽부터)정찬진 씨, 정시현 씨, 김동명 씨, 여희구 씨.

 

 동남권 10개 대학 참가 토론회
 탄탄한 준비로 최우수상 쾌거

“원도심 인프라 개발 이뤄져야
 자영업자 지원 방안 개선 시급
 청년, 일자리 없어서 지역 떠나
 유명 혁신기업 적극 유치나서야"


 

"청년들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지역이 변할 수 있죠. 동남권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청년으로서 지역 토론회 참여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21동남권 대학생 지역문제 대토론회'에서 인제대학교 제약공학과 학생들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김동명 씨, 여희구 씨, 정시현 씨, 정찬진 씨 4명으로 모두 24살 동갑내기다. 참가팀명은 '어방동클라스'. 학교가 있는 김해시 어방동의 남다른 품격을 토론을 통해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대회는 지난달 15일 울산에서 열렸다. 동남권역에서 10개 대학 재학생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의 찬반 토론으로 진행됐다. 
 
어방동클라스는 결승에서 울산대팀과 접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 리더인 김동명 씨는 "준비기간이 10일 정도라 시간이 촉박했다. 밤을 새가며 4강 주제까지는 완벽하게 준비했는데 결승 주제 준비는 다소 미흡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이 결승까지 토론한 주제는 모두 4가지. 부·울·경 동남권 도시통합 추진(예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입장 운영시간·지하철 운영 감축(8강), 동남권 신도시 지속적인 개발(4강), 동남권 관문공항, 가덕도 신공항 건설(결승) 등으로 중량감이 있는 주제들이다.
 
대회에서 어방동클라스는 지역사회 현안 4가지 주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했을까. 우선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그들은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김동명 씨는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할 당시에도 지역주민간의 갈등, 재정적 자립도의 차이로 불만이 있었다"며 "충분한 교류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지역 간의 교류 사업이 활발히 진행된 이후에 도시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도시 개발 문제는 신중한 개발방식을 강조했다. 수도권 신도시와는 접근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집중화를 겪고 있는 수도권과 달리 동남권역은 인구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전체 인구의 증가 없는 신도시 개발은 원도심의 슬럼화와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찬진 씨는 "양산지역을 예로 들면, 신도시에 상권 쏠림이 심화되면서 구도심 상가는 이용객이 종전보다 40% 이상 줄어 문을 닫는 업소가 증가했다. 반면 신도시 내 학교는 학생 수 증가로 일부 학교는 학급당 40명을 넘어설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도심 인프라 개발로 원도심 경쟁력을 높이는 게 훨씬 효율적 방안이라는 주장을 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입장 운영시간, 지하철 운영 감축'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운영시간 제한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이다. 다만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시현 씨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맞다. 일본 같은 경우는 하루 영업을 못하면 정부에서 60만 원을 지원한다. 현재 한국의 재난지원금 25만 원의 경우, 결국 자주가고 인기있는 음식점, 카페만 갈 것이고 그 외 자영업자들은 생계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방동클라스가 꼽는 지역사회 현안 중 탑픽은 무엇일까. 그들은 주저없이 '청년 일자리'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정찬진 씨는 "당장 우리도 졸업하면 지역을 벗어나서 취업 자리를 알아봐야 할까를 고민한다"면서 "특히 지역에는 유망 혁신기업들이 부족하다. 특유의 꼰대 문화를 싫어하는 청년층은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김해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지역 특화 기업들이 많이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희구 씨는 지역과 지역대학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인제대학교만 보더라도 기업들과 교류, 협약을 통해 선·후배들이 지역기업으로 진출하며 지역에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먼 미래에 살아 남을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과 지역대학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방동클라스 팀원들은 대토론회를 끝내고 지역문제에 더욱 관심을 둘 것을 다짐했다. 그들은 "토론회를 처음 참여해 신기하고 재밌었다. 같은 주제로 타 대학 학생들과 교류하며 생각을 나누다보니 스스로 성장하는 기분이었다"며 "동남권 문제들을 짚어보면서 아무 생각없이 타고 다니던 부산김해경전철의 적자 문제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 "우리들처럼 지역 청년들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선주 기자 sunju@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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