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밴드 '블루스 리'의 공연 모습.
우쿨렐레 밴드 '블루스 리'의 공연 모습.

 

김해출신 예술인 공연 이어져
인도음악·국악 등 장르 다양
코로나로 행사 규모 축소에도
무대 풍성하고 관객 소통 노력


 
지난 9일~10일 한림박물관에서 열린 제16회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당초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면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행사 약 2주전 갑자기 김해지역 감염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전면 온라인 행사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찾은 연어들이 선보인 아름다운 선율은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가을밤 낭만으로 물들이기 충분했다. 시민들 역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무대를 관람하고 댓글로 응원 메시지 등을 남기기도 하며 축제를 즐겼다. 지난 2006년 시민주도형 축제로 시작한 연어축제는 연어가 산란기에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듯이 김해 출신 예술인들이 김해로 돌아와 지역민들과 문화예술로 하나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을밤 수놓은 음악의 향연 = 본격적인 공연 시작에 앞서 축제 당일인 한글날을 맞아 서예가 '늘빛' 심응섭 작가의 특별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심 작가는 '한글문자 묵향에 빠진 예술 김해'를 주제로 대형 도화지에 '한글은 나라의 힘, 겨레의 생명이다, 민족의 자존감이다'라는 문장을 붓글씨로 써냈다. 이 작품은 대형 걸개에 걸려 행사장 한쪽 벽을 가득 채웠다. 
 
이날 행사 진행은 김해 출신 사회자 전민수 씨가 맡았다. 
 
첫 무대는 '강안나&임솜 프로젝트'가 꾸몄다. 강안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뮤지션이며 임솜(I`m Som)은 작사·작곡·노래까지 만능인 싱어송라이터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자작곡 '짝사랑', '내마음이 콩', '좋아해줘'와 아이유의 '이지금' 등 7곡을 불렀다. 
 
다음으로는 시각장애인 성악가 전영진 씨가 무대에 올랐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노래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는 전 씨는 이날 공연에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Nella Fantasia', '아침 이슬', '별 헤는 밤' 등 5곡을 부르며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첫날 마지막 무대는 우쿨렐레 밴드인 블루스리 밴드가 꾸몄다. 
 

피리연주자 정주아 씨, 전민수 사회자, 이동관 교수의 토크콘서트 모습.
피리연주자 정주아 씨, 전민수 사회자, 이동관 교수의 토크콘서트 모습.

 

둘째날에는 본격 공연에 앞서 이동관(부산예술대학교 교수) 작곡가와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소속 피리연주자 정주아 씨가 패널로 나섰다. 세 사람은 먼저 이날 예정돼 있는 공연인 인도음악과 국악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또 공연 중간마다 전민수 씨의 진행에 맞춰 음악이나 여러 악기들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이나 설명을 덧붙이기도 하며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첫 공연으로는 시타르(인도 악기) 연주자 한샘바위와 타블라(남아시아권 전통 북) 연주자 정명철 씨가 나섰다. 마치 인도에 와 있는듯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시타르와 타블라 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김해의 가을밤을 수놓았다. 공연 후 두 사람은 각자가 다루는 악기에 대한 설명이나 다른 나라의 악기를 다루면서 겪은 경험이나 생각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다음 무대이자 올해 연어축제의 마지막 무대는 국악밴드 소리치레(김재은·권다정·전영주·강태호)가 장식했다. 인도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의 우리 소리를 선보인 소리치레는 '사철가', 'Believer', '뺑덕심술', '풍구소리' 등 4곡을 선보였다. 
 
김해문화네트워크 장원재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규모가 축소되고 무대도 작아졌지만 16회 째를 맞이하면서 어느덧 김해시민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행사 관계자들은 물론 관심을 가져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내년에는 꼭 오프라인에서 관객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다. 또 '100인의 연어'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예술인들을 모집하고 있으니 김해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분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국악밴드 '소리치레'의 공연 모습.
국악밴드 '소리치레'의 공연 모습.

 


◇장유유서·DIY콘서트 등 부대행사 풍성 = 본 공연 외에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낮 시간대에 운영됐다.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제5회 레터콘서트 '장유유서'가 진행됐다. 김해한림박물관 진미은 학예연구실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김해한림박물관 김옥수·황상우 관장, 김해시의회 김종근 의원, 심응섭 작가, 울산환경미술협회 회장이자 서양화 작가인 서경희 회장 등 지역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초청공연으로는 '2km'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기타리스트 박경호 씨의 연주가 이어졌다. 박 씨는 자신의 1집 수록곡 'Take Me', 2집 수록곡 'Just Like Daddy' 등 다섯 곡을 연주했다. 
 
이어 서경희 회장과 심응섭 작가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문화예술계의 변화 등에 대해 관객과 소통하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여채원 씨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DIY콘서트 시즌5'가 열렸다. 
 
먼저 시낭송가 이현주 씨와 양승임 씨가 무대에 올랐다. 이 씨는 정호승 시인의 '연어'를, 양 씨는 박상률 시인의 '택배상자 속의 어머니'를 낭송했다. 
 
이어진 공연에서는 싱어송라이터 김종우 씨가 '나는 행복한 사람', '우리 사랑 기억하겠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세 곡을 연달아 연주하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랑드앙상블(김민지·김민영·박가인)과 국악앙상블 라별(류다인·오재은)도 각각 무대에 올라 국악으로 공연을 꾸몄다. 
 
글·사진 =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