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규 식 김해뉴스 독자위원/클레이아크김해박물관 안규식 관장
안 규 식 김해뉴스 독자위원/클레이아크김해박물관 안규식 관장

'매 2년 마다'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비엔날레는 1896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격년제로 개최되는 국제미술이벤트를 통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 백 여 개가 넘는 비엔날레들이 개최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이 십 여개가 넘는 대규모의 국제문화예술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세계 주요 비엔날레로는 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해 미국의 현대미술을 조명함으로써 세계현대미술의 중심이 미국임을 강조하는 휘트니비엔날레와 브라질의 사웅파울로비엔날레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1995년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서울미디어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등이 연이어 비엔날레 대열에 합세했고 이 외에도, 청주공예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강원트리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등을 국내의 주요 미술행사로 꼽을 수 있다. 
 
애초에는 대부분의 비엔날레들이 짝수년도에 개최되었으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홀 수 년도에 개최되는 비엔날레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비율이 높지 않았고 대부분 각 나라의 수도보다는 지방도시에서 개최되는 군소비엔날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홀 수년에 개최되는 비엔날레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유서 깊고 권위 있는 주요 비엔날레와 같은 해에 경쟁하기에는 신생 비엔날레의 위상이 약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더하여 작년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홀 수 년인 올 해에 개최되는 비엔날레의 수는 더욱 늘 전망이다. 전 지구적 전염병 확산에 의해 개최시기가 일 년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원래 작년에 개최되었어야할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등이 올 해 개최됨으로써 이 번 달에 관람할 수 있는 국제미술이벤트의 숫자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서울건축비엔날레, 강원트리엔날레 등 알려진 행사를 포함해 열 개를 넘을 정도이다. 
 
김해에도 비엔날레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2019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 해 2회째를 맞이하는 김해비엔날레가 지난 8일 개막을 알렸다. 
 
김해비엔날레는 따로 이 행사를 위한 조직 없이 지역의 미술협회가 주축이 되어 시의 예산으로 추진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이니 아직은 뚜렷한 정체성과 운영방향이 드러나 있지도 않다. 참여 작가의 많은 수가 지역작가로 이루어져 대부분 해외작가들이 참여하는 메이저 비엔날레와는 비교대상이 되기도 힘들다. 
 
하지만 올해 김해비엔날레는 나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작가의 비중도 지난 회차에 비해 늘었고, 지역 외 전국단위에서 참여한 작가의 비율도 늘어났다. 탈 지역을 표방하는 김해비엔날레의 포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금부터 차근히 2년  뒤 개최될 제3회 김해비엔날레를 준비해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이벤트로 안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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