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증 초기 치료 중요
신증후군출혈열·렙토스피라증
감기와 착각하기 쉬워 진료 필수



가을은 하늘이 높고 날씨가 시원해 야외활동을 하기에 제격인 계절이다. 특히 가족단위로 산이나 공원에 간단한 나들이를 가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하면 '쯔쯔가무시증'에 걸리기 쉽다. 뿐만 아니라 가을은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과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질병들은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중증으로 발전한 뒤에야 병원을 방문하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을철 유행성 전염병 중 가장 흔한 쯔쯔가무시증은 발열, 두통, 피부발진, 두통, 피로감 등을 유발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잠복기는 약 10~12일이다.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라는 세균을 갖고 있는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 때 쯔쯔가무시균이 사람을 감염시켜 발생하는데 풀밭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성묘·벌초 등 야외활동을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기 쉽다. 늦여름~늦가을(9월~1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이 특히 조심해야 할 시기다. 
 
쯔쯔가무시증은 초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적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증세가 호전되지만 시기를 놓치면 급성 간염, 뇌수막염, 폐렴 등 각종 합병증을 겪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제로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라는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치사율이 40%수준에서 2%로 낮아진다. 환자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은 들쥐의 배설물이 마르면서 발생하는 '한탄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고열, 구토, 복통, 요통 등이 있다. 특히 늦가을과 늦봄 건조기에 많이 나타난다. 
 
첫 4일 이내에 치료가 시작될 경우 사망률이 크게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감염 빈도가 많이 감소했고 증상의 정도도 비교적 약해졌기 때문에 사망률 자체가 크게 높지는 않지만 설치류와의 접촉이 잦은 직업군 등 한탄 바이러스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은 예방접종을 실시해 감염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은 과거에는 원인불명의 질환이었으나 이제는 병원성 렙토스피라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신증후군출혈열이 들쥐의 배설물이 매개체라면 렙토스피라증은 들쥐와 같은 설치류 자체가 매개체다. 
 
증상은 크게 제1기(패혈증기)와 제2기(면역기)로 구분된다. 제1기에서는 약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4~7일 정도 지속된다. 고열, 근육통, 두통,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1~2일간 열이 가라앉는 시기를 지나면 제2기로 진입한다. 이 시기에는 항체가 형성되면서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렙토스피라가 사라지고 균이 소변에서 검출된다. 일부 경우는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다시 발생해 뇌수막염이나 포도막염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폐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에게선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중증 감염 환자에선 치명적인 증상과 함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항생제를 가능한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시사이클린, 암피실린, 아목시실린, 에리스로마이신 등을 사용한다.
 
가을철 전염병은 대부분 발열로 시작되고 일반적인 증상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야외활동 후 발열이 발생하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감염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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