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팬데믹(pandemic)에 빠졌고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이 멈췄다. 

그 영향은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더없이 가혹했다. 문화예술 분야의 장기적 침체는 예술인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금전적 손실에 따른 회복은 고사하고 예술을 펼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모든 공연·전시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그나마 비대면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예술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다른 직장을 구한다는 것도 쉽지 않아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던 수없이 많은 별들과 사계절을 알리던 계절의 향기를 맡을 여력조차 없이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를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살도록 만들었고 새로운 문화의 태동을 알렸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쏟아져 나오고 감염자 수에 따른 단계별 지침이 긴박하게 바뀌어 가는 순간에도 새로운 문화와 예술은 꿈틀거리고 있었다. 

인간의 내면을 대변하는 멈춰버린 문화와 예술. 어쩌면 멈춰있지 않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예술이란 분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욕구가 배가되어 새로운 창작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표현할 공간이 부족해 향유를 할 수 없었을 뿐이다.

멈춰버린 무대는 예술인들을 무대 위로 올라오라 손짓하고, 손끝에서 맴도는 작가의 상상력은 코로나19를 제압할 만큼 강력한 정신세계를 가진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인간의 정신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문화와 예술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삶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문화예술은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인간 내면의 본성이 예술이다. 본성은 새로움을 창조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 예술은 끝없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갈망한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간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은 예술인들에게는 익숙한 과정이다. 창작이란 언제나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자 도전이기에 살얼음판을 걷듯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들의 예술을 표출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언택트가 그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는 멀티미디어를 활성화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비대면 공연·전시가 활성화됐고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전시를 기획하고 실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나훈아 콘서트는 2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크게 성공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상처를 줬지만 문화예술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