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 전종대 관장.
창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 전종대 관장.

'사랑의 회초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랑의 회초리가 필요하다 또는 필요 없다는 의견,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는 중립적인 의견들이 팽팽하다. 

지난해 10월 양천 아동사망사건, 일명 정인이 사건으로 우리는 한 생명을 잃었다. 사건 이후 정부는 수많은 대책안과 법률 개정안들을 쏟아냈다. 다시는 학대로 사망하는 아동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모두의 노력들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인천 아동사망사건, 대전 아이스박스 유기 사건, 진주 친모 학대사망사건 등 많은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아동학대자에 대해 범죄 형량을 늘리는 것이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만 8929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중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3만 905건(79.4%)으로 나타났다.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는 부모 2만 5308건(82.1%), 대리양육자 2930건(9.5%), 친인척 1661건(5.4%) 순서로 나타난다. 또 아동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 2만 6996건(87.4%), 학교 893건(2.9%), 어린이집 658건(2.1%) 순이다.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학대 발생 장소에 대한 통계로 미루어 봤을 때 아동학대 사례 중 절대 다수가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3명, 학대행위자는 51명이다. 마찬가지로 학대행위자 중 부모가 44명(86.3%)으로 대부분이다. 가정 외에서의 아동학대 예방도 중요하지만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교육이다. 최근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이슈화 되면서 사회적으로도 부모교육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부모 세대 대부분은 결혼·출산·육아의 과정을 대수롭지 않게 해왔으며 아동학대 예방교육·부모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거의 없다. 이제는 부모세대들의 아동학대 인식도를 점검하고 자녀를 잘 양육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교육은 예비 부모들을 위한 성인교육으로, 자녀를 건강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지식을 얻는 것이며 부모와 자녀가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부모 자신의 변화를 돕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교육은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 전, 임신·출산기, 자녀 학령기 등 생애주기별로 필요하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이나 대학교 필수 교과목 도입 등의 방안을 통해 예비부모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부모가 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그 역할을 잘 해내기란 쉽지 않다.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이런 비극이 찾아오기 때문에 모든 예비 부모들은 아동학대 예방교육, 자녀양육교육 등 부모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부모들 역시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더 이상 '사랑의 회초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겠다.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미리 예방하며 자녀를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꼭 필요하다. 부모들은 나 자신을 돌아봄과 동시에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내 자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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