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징검다리센터 옥영숙 대표가 센터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김해 징검다리센터 옥영숙 대표가 센터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시의원 시절 설립해 차츰 키워
 사회취약계층 전반적으로 지원
"다문화가족 대상 교육 계획 중"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아주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복지가 발전해도 사각지대는 늘 있기 마련이죠. 징검다리센터는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돕고 이끌어 주며 희망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김해 동상동 징검다리센터의 옥영숙(69) 대표는 센터의 존재이유와 역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주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돌보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센터는 다문화여성, 중도입국자, 장애인, 노인 등 사회취약계층 전반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징검다리센터는 지난 2014년 '사랑의 징검다리 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됐다. 이후 2019년 9월 현재의 위치에 공간을 갖추고 개소식을 열어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 약 20명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옥 대표를 포함해 3명이 센터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고 그 외에 교육·수업을 위한 교육인력도 10여 명 있다. 
 
옥영숙 대표는 24살 때 마산YWCA에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사회복지 분야에 발을 들였다. 그 후 18년 간 김해YWCA 사무총장과 김해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직을 역임했다. 또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제6·7대 김해시의원으로도 활약했다. 
 
시기상으로 보면 그가 처음 사랑의 징검다리 지원센터를 설립한 것은 현역 시의원 시절일 때다. 이에 대해 옥 대표는 "아무리 복지를 위해 만들었다지만 시의원이 대표로 나서 특정 단체를 운영한다고 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춰질까 염려스러워 조용히 활동해왔다"며 "그러다 활동범위를 넓히기 위해 공간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센터를 개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다문화·여성·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동화책 읽고 내용 발표하기, 언어(한국어·영어 등) 교육, 김해바로알기(유적지 탐방) 활동, 충·효사상 교육, 문화예술활동(음악회·뮤지컬·연극관람) 등을 하고 중·고등학생 대상으로는 장학금 지원사업을,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생활·정서지원 사업 등을 진행한다. 
 
이주여성들을 위해서는 댄스·체조·마술·레크리에이션 등을 교육하는 '건강전문가 양성과정'이 진행되기도 한다. 마술, 춤 등이 곁들여진 프로그램이다보니 성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한데 어우러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인기가 높다.
 
옥 대표는 "코로나19로 이주여성들의 바깥활동에 제한이 많은데, 이들이 건강한 신체활동을 하고 심리적 안정도 찾도록 이런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격증도 취득하도록 해 취업이나 자원봉사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어른 대상 프로그램인데, 아이들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쁘다. 이럴 때면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참 보람있고 가치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하지만 센터활동을 하면서 항상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괜한 오해를 산 적도 있다. 옥 대표는 "외국인 아이 중 한 명이 선생님들은 우리 때문에 여기 있을 수 있는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선생님들과 상처를 받은 일이 있다"면서 "그 아이의 부모가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겠지만 징검다리센터는 수익이 전혀 창출되지 않는 구조이고 지자체 등 지원을 받는 부분도 일체 없다. 오로지 후원과 재능기부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옥 대표는 이런 말들이 다른 문화권, 두려움에서 비롯된 하나의 편견 어린 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문화가족 아이들을 돌보면서 우리나라 엄마들보다 자녀 교육환경에 대한 관심이 덜 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부모교육 확대를 고민 중이다. 옥 대표는 "다문화가족이 우리나라 법률에 보다 친숙해지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면서 "이런 과정들이 가능하도록 좀 더 큰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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