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하는 O.S.T. 음악회에서 김해신포니에타가 영화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김해신포니에타
지역민과 함께하는 O.S.T. 음악회에서 김해신포니에타가 영화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김해신포니에타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주제가
 클래식·오케스트라 버전 편곡
"영화 보는 것 같은 전율과 감동" 



세상에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이 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잠시 반짝이다가 잊혀져가는 작품들이 있는 반면, 몇몇 명작들은 짙은 여운을 남기며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기도 한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나 탄탄한 스토리, 화려한 CG 등 시각적인 요소의 완성도가 필연적으로 높아야 하겠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의 필수조건이다. 
 
좋은 작품에는 반드시 좋은 음악이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30분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에서 열린 김해신포니에타의 '지역민과 함께하는 O.S.T. 음악회'는 한 시대를 주름잡은 훌륭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명곡들을 클래식·오케스트라 음악으로 편곡해 지역민들에게 들려주는 공연으로 마련됐다. 
 
공연은 '영화 O.S.T. in 클래식', '드라마 O.S.T. 오케스트라 ver', '애니메이션 O.S.T. 오케스트라 ver', '오케스트라로 듣는 O.S.T.'까지 총 4개 파트로 나뉘어 구성됐다. 파트 별로 선곡된 음악의 목록만 살펴봐도 벌써 선율과 가사가 귀에 맴도는 듯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하고 친숙한 음악들이 가득했다.
 
첫 번째 순서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 쓰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Waltz No. 2 from Suite for Variety Stage Orchestra'였다. 김해신포니에타 이효상 상임 지휘자의 손짓 아래 연주가 시작되자 배경 스크린에 영화의 한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음악에 영화의 한 장면이 더해지니 극 중 인물들의 감정과 여운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했다. 
 
이어 영화 '대부3'에 삽입된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Intermezzo from opera Cavalleria Rusticana'가 흘러나왔다. 이 곡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이클 꼴레오네(알 파치노 분)가 딸을 잃고 절규하는 장면에 쓰였다. 이날 공연에서도 스크린에 해당 장면이 재생됐다. 
 
영화 '여인의 향기'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탱고장면에 삽입된 곡인 카를로스 가르델의 'por una cabeza'의 연주를 마지막으로 1부 공연은 끝이 났다. 
 
2부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주제가인 린의 '시간을 거슬러', '별에서 온 그대'의 주제가이자 마찬가지로 린이 부른 'My Destiny', '황진이'의 주제가 '꽃날'(서웅석), '도깨비' 주제가 'Beautiful'(크러쉬)로 꾸며졌다. 김해신포니에타는 가사가 붙여진 대중음악을 웅장한 느낌의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 관객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에 삽입된 알란 멘켄의 'A Whole New World'으로 시작한 3부 공연은 '오즈의 마법사' 주제가인 'The Wizard of OZ'(니키 야노프스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인생의 회전목마'(히사이시 조), '겨울왕국의 주제가 'Let It go'(제임스 베이)의 오케스트라 버전 편곡 음악들로 채워졌다. 
 
공연 기획자는 "어린이들에게는 영화나 드라마의 음악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까지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음악들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신포니에타는 영화 '라라랜드', '레미제라블', '어벤져스1'의 주제가들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음악을 연주했다. 음악을 배경으로 라라랜드 속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과 미아(엠마 스톤 분)가 도시를 배경으로 함께 춤을 추는 장면, 현실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발장(휴 잭맨 분)의 모습, 위기에 빠진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슈퍼히어로들의 화려한 액션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김해시민 조승현(38) 씨는 "대부분 알고 있거나 본 작품들의 음악이라 귀에 익숙해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인 대부3, 레미제라블, 어벤져스의 음악이 나올 때는 영화를 처음 봤을 당시의 전율과 감동이 느껴지는 듯 했다"며 "다른 음악으로 꾸며진 O.S.T. 음악회 2탄도 열렸으면 좋겠다. 또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의 주제가가 아니더라도 대중음악 등 다른 장르의 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해도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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