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행주산성을 찾았다. 사적 제56호인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이 일어난 곳이다.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장소라 그런지 여러 유적시설이나 쉼터·광장 등 편의시설이 깔끔하게 잘 조성돼 있었다. 
 
한강을 끼고 펼쳐진 풍광에 시선을 사로잡혀 감탄사를 내뱉다 문득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최근 취재차 들렀던 적이 있는 김해 분산성은 행주산성의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산성은 닮은 점이 많다.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임진왜란 때 전란을 겪었다. 정확한 축성 연대를 알 수 없으며 '테뫼식'(鉢卷式) 건축형태를 따르고 있다. 전체 둘레도 1㎞ 정도로 비슷하다. 또 분산성도 사적(제66호)으로 지정돼 있다. 
 
물론 두 산성이 가진 역사적 의의와 가치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분산성도 행주산성만큼 '후한 대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한강만큼이나 아름다운 김해 전경과 황홀경의 노을을 마주할 수 있는 경남 최고의 관광지 중 한 곳인 것이다. 충분한 공간과 환경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분산성에는 산책로와 표지판 정도가 있을 뿐 안내소도, 팜플렛도, 기념시설도 없다. 오히려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고양시에 사는 내 친구에게 자랑스럽게 분산성을 소개시켜 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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