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가 독감 백신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 어린이가 독감 백신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발열 등 코로나와 증상 비슷
 영유아 환자 비율 90% 이상
"소아 치료약 없어 예방 중요"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파라인플루엔자'(HPIV) 환자가 최근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전체 환자 대비 영유아(6세 이하) 환자의 비율이 90%를 넘어가면서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이 독감 유행의 전조 증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겨울에는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파라인플루엔자는 주로 4∼8월에 유행해 여름감기로 불린다. 보통 10월 이후에는 사라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래서 지금 시기의 유행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파라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성인과 소아의 경우에는 대부분 경미한 발열, 기침, 콧물 등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영유아의 경우 세기관지염, 폐렴 등 심각한 하기도감염을 겪을 수 있다. 또 '컹컹' 짖는 듯한 소리의 기침이 특징인 '크룹'(Croup·급성후두기관지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 8월 29일∼9월 4일 이후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해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환자의 대부분은 6세 이하 영유아다. 전체 환자 대비 6세 이하 환자는 10월말 기준 91.8%(473명)로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파라인플루엔자는 밀접한 접촉이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최대 1m까지 기침과 재채기를 통한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라인플루엔자 환자는 대부분 기침과 재채기, 많은 양의 콧물이 나오기 때문에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파라인플루엔자는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소아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치료약이 따로 없다. 따라서 예방·회피 활동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이 올겨울 독감 유행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단장은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은 완전히 다르지만, 외피를 가진 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작년과 달리 이런 외피를 가진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는 것은 앞으로 독감도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조증상으로 보고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로 인해 방역이 다소 완화된 부분도 유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이 모두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이들 감염병이 유행할 가능성이 커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후부터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뿐 아니라 결핵, 수두, 홍역, 백일해, 성홍열, 급성호흡기감염증 등 호흡기 감염병 발생이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단장은 "작년에 두 감염병(파라인플루엔자·독감)이 모두 유행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면역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더 떨어져 있다. 그래서 지금을 좀 더 취약한 상황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단장은 "앞으로 감염병이 어떻게 활동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독감과 코로나19가 같이 유행할 가능성은 작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감은 코로나19와 비교해 독성이 강하지 않고 타미플루 등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으며 예방접종으로도 방어할 수 있다"며 "어린이, 임신부, 어르신 등 접종대상자는 일정에 맞게 독감 예방접종을 할 것을 당부 드리고, 수두·유행성이하선염·백일해 등 호흡기감염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만 12세 이하 어린이 예방접종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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