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파사석탑을 찾아 앞에 설치돼 있는 안내문을 읽어봤어요.


허왕후 무덤 옆에 있는 돌탑
인도서 온 신비한 돌로 쌓아

 

김해 서상동에 수로왕릉이 있다면, 구산동에는 수로왕의 아내 허왕후의 무덤인 수로왕비릉이 있어요.
 
그런데 수로왕비릉 옆을 보면 특이하게 생긴 돌들을 탑처럼 쌓아올린 구조물이 보여요. 심지어 주변으로 울타리를 만들어서 가까이 가거나 만질 수 없게 보호까지 되고 있더라구요. 넓고 평평한 돌만 구하면 이런 건 우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돌탑이 대체 어떤 의미를 품고 있길래 수로왕비릉 옆에 있는 걸까요?
 
이 돌탑의 이름은 '파사석탑'(婆娑石塔)이라고 해요. 파사석탑은 지난 1996년 3월 11일에 경남도지정 문화재자료 227호로 지정됐어요. 
 
겉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돌탑이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것은 여기에 신기한 사실이 숨어있기 때문인데요. 
 
이 돌들은 기원후 48년(수로왕 7년)에 인도 아유타국 출신의 공주 허황옥이 수로왕과 결혼하기 위해 배를 타고 인도에서 가야(김해)로 넘어올 때 배에 싣고 온 돌이라고 해요. 
 
전설에 따르면 허황옥이 무거운 돌을 배에 실은 것은 파도신의 노여움을 잠재우기 위해서래요. 처음 출발했을 땐 화가 난 파도신이 거센 파도와 바람을 마구 휘몰아쳐서 배가 전혀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나요. 
 
이 돌들을 싣고 출발하자 파도와 바람이 잠잠해졌고, 허황옥은 무사히 김해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해요. 파사석탑에 파도신의 분노를 잠재우는 영험한 힘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전설같은 이야기가 허구가 아닌, 실제 있었던 역사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어요. 2019년에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이 탑이 무슨 돌로 만들어졌는지를 분석했는데, 파사석탑의 돌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는 돌이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허황옥의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 주변에서만 나는 성분의 돌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파사석탑은 수로왕과 허황옥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전설이 아니라 실제 역사임을 증명하고 있는, 역사적·학술적으로 아주 가치가 큰 문화재라는 것이죠. 
 
그래서 파사석탑을 지금처럼 '문화재자료'가 아니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나 '국보'로 지정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해요. 우리 김해의 문화재인 파사석탑은 언제쯤 우리나라의 보물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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