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은 경 김해뉴스 독자위원/대청초학교운영위원장
송 은 경 김해뉴스 독자위원/대청초학교운영위원장

2021년의 마지막 달이다. 우리 아이들도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시기다. 기말시험을 치르랴, 학교와 학원 다니랴 아이들도 나름의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올해 필자의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 시기는 자신의 인생을 차츰차츰 준비해 나가는 시기인 만큼 앞으로 아이들은 어떤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도 잦아질 게 자명하다. 
 
그래서 아이들의 결정권은 조금씩 커질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 또한 비례해 늘게 될 것이다. 교육 정책 방향도 다르지 않다. 2025년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목적 또한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과 주도적 삶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를 보며 이런 믿음에 의문이 가기 시작했다. 중대본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해 방역 패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 방역패스가 적용된 고위험시설과 함께 식당, 카페, 학원, 도서관,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에서도 백신 접종 완료증명서나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2~18세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예기간을 두긴 했지만 과연 이렇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결정권과 주도성을 강조하던 기존의 방향과도 대치된다.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도 반발하고 있다. 최근 학교 내 학생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에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청소년 백신 패스 제도로 의무화 한다는 것은 자기 건강에 대한 결정권을 빼앗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백신 접종 여부의 판단은 최종적으로 학생 본인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기한을 두고 급하게 서둘러야 하는 일이 아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의 건강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고, 특히 코로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더할 것이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백신 접종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다.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도 없는 문제다. 이는 당사자인 학생 본인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없음에도 반강제적 상황을 만들어 접종을 의무화 하고자 하는 것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일이다. 
 
접종의 필요성을 알고 접종을 하겠다는 판단도 분명히 존중되어야 하고 미접종을 선택하더라도 그 또한 존중되어야 하며, 개인 방역에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해야 할 일이다. 또한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본인이 또는 가족과 충분히 의논하고 자신의 건강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 기간을 두고 상황의 심각성만을 강조하여 강요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발생 후 2년의 시간 동안 고통스럽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코로나 방역 패스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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