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의 시인들로 구성된 순수문학단체 '포엠하우스'(회장 이병관)의 19번째 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포엠하우스는 지난 3일 장유율하카페거리에 있는 장어요리 전문점 '이데아'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시집 발간을 알렸다. 이데아는 포엠하우스의 최병철 시인이 운영하는 가게다. 

이병관 회장, 최병철 시인을 포함해 송미선, 정보암, 장정희, 김미희, 김미정, 박상길, 이복희, 양민주 시인 등 1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적게는 4편부터 많게는 8편까지 자신이 쓴 시를 책에 실었다. 총 67편이다. 

김해에서 '시 좀 쓴다'는 사람들의 모임인 포엠하우스는 매년 시집을 내놓을 때마다 책에 실린 시 중 한 편의 제목을 시집의 제목으로 사용한다. 이번 시집에는 장정희 시인이 쓴 '진눈깨비'가 제목으로 쓰였다. 

'슬픔은 사선의 무늬를 가졌다는 걸 아시는 지요/ 울어보지도 못한 채 하수구로 유기되고 말죠/ 말문을 닫아야 하는 오늘이 딱 그런 날이네요… (중략) 나도 세상에 경쾌한 종소리 한 번 퍼뜨려보고 싶네요'

진눈깨비의 사전적 의미는 '비와 눈이 섞여서 내리는 기상현상'이다.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닌 상태이며 기상학적으로 이는 불안정한 형태의 강수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진눈깨비가 비나 눈이 되지 않고 계속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이런 의미처럼 시 '진눈깨비'는 자신의 소속이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타인의 눈치를 보며 우울감에 젖고 마는 사람, 그러나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며 한 번쯤은 세상에 '경쾌한 종소리'를 퍼뜨려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주변인'의 감정·심리상태를 호소력 짙은 어투로 풀어냈다. 장정희 시인은 진눈깨비 외에도 '오늘의 감정', '삼계동 시편 2' 등 7편을 썼다. 

이병관 회장을 비롯해 송미선, 정보암, 최병철, 양민주 시인도 7편씩 시를 출품했고 박상길 시인은 4편, 이복희 시인은 6편, 김미희 시인은 8편의 시를 썼다. 포엠하우스에 새롭게 합류해 이번 시집에 참여한 김미정 시인은 '장미의 뱀', '그림으로 들어간 여자' 등 7편의 시를 선보였다. 

양민주 시인은 "어느 새 포엠하우스의 시집이 19번째라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다"며 "이번 시집은 '칸칸으로 지어진 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인 각자의 개성과 장점들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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