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지 흔 국립3·15민주묘지관리소 직원

코로나19로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로 사회가 시끄럽다. 전보다 자유로운 일상이지만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긴 마찬가지다. 
 
내가 겪는 공직사회 내부의 환경 또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체감한다. 민원인과 소통하며, 가깝게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업무 처리할 수 있었던 환경과 지금의 상황 간에 아직은 괴리가 있기에, 때로는 온기가 느껴지던 민원 현장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때가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공직자의 마음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직될 수 있으나, 국민에 대한 봉사심과 청렴한 마음만은 초여름의 잎새처럼 생명력이 넘쳤으면 한다.
 
지난 9일은 UN이 정한 '세계 반부패의 날'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주관으로 청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을 반부패 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청렴·공정 토크콘서트', '공익신고의 날 기념행사' 등 다양한 청렴 문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5년이 된 현재, 대한민국은 얼마만큼 투명해 졌는지 스스로 진단하고, 모든 사회구성원이 청렴이라는 가치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세대가 청렴 문화 행사를 통해 좀더 친숙하고 거부감 없이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상호 간의 이해와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국가의 청렴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표의 기능과 국민 행복 지수와 동행 지표가 된다 것은 이미 많은 선행 연구를 통하여 밝혀진 바 있다. 또한 아시아 최고의 청렴 국가인 싱가포르는 1995년 이후 제도적 정비와 정책을 추진하였고, 이후 국가 경쟁력 세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어쩌면 '청렴'이라는 이 차갑고도 투명한 가치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중요한 정책 요소가 되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 수 있으나, 청렴은 국가 경쟁력을 이룰 수 있는 결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2008년에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40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2020년 33위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성적으로서 그간의 많은 제도적 혁신과, 국민의 인식 전환이 낳은 산물이다.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짧은 시간에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전 시대에 당연시 되던 대가성 금전이나, 선물 등은 대민 현장에서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반부패·청렴이라는 것은 단지 받지 않는 소극적인 것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국민이 바라는 청렴한 행정이란 국민의 편에서, 사각지대 없도록 좀더 밀접하게, 공평하게 보다는 공정하게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아직 정립해야 할 가치와 제도 정비가 남았기에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이 필요하다. 
 
'반부패·청렴'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관심받는 덕목이 되기 위하여 기준과 법령, 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작은 실천과 의지이다. '간단한 식사 한 끼'가 가져오는 파급력을 간과하지 않고, 사소한 것부터 지켜가고자 하는 개인의 의지가 청렴 사회를 지탱하는 결정적인 힘이다. 누구에게든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기본이 바로 선 사회로 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청렴'임을 기억해 작은 것부터, 이 순간부터, 나 자신의 마음부터 주의깊게 한번 더 살피는 자들의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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