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김해지회 김성훈 회장

요즘 들어 '다문화'란 단어가 전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어디를 가든 외국인이 눈에 잘 띄고 언론과 방송에서도 귀화한 외국인들에 관한 내용과 다문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라는 단어에 대한 느낌은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의 사람들에게 냉혹했다. 단일민족과 단일문화라는 틀 안에서 살아온 우리에게는 학연·지연·혈연을 중요시하는 풍조와 가부장적이면서 이방인을 배척하는 문화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단일문화'란 하나의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말한다. 여러 민족이 하나의 문화 속에서 공존하며 국가를 이루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처럼 같은 민족이면서 단일한 문화 속에 살아가는 나라도 있다. 민족 중심의 단일문화주의는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 
 
우리나라는 수천 년 동안 같은 문화권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빠르게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져 가고 다문화 사회가 가까이왔음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문화란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고, 사회라는 것은 같은 무리끼리 모여 이루는 집단이다. 다른 사상과 이념, 문화, 종교, 언어, 인종 등 각자의 다양성을 가진 무리가 한 사회 안에 있다면 그것이 곧 다문화 사회이다. 
 
유네스코는 총 인구대비 외국인의 수가 5%를 초과하는 사회를 다문화 사회라고 정한다. 김해는 현재 외국인 비율이 5%가 넘지 않지만, 코로나19 이전까지 외국인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였고 경남에서도 가장 많은 지역이라 다가올 다문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이다. 여러 나라 민족과 여러 문화가 혼재하는, 그야말로 다인종·다문화의 본거지라 할 수 있다. 각각 다른 문화와 의식을 가지고 있어 문화적 충돌, 인종 간의 갈등이 극심해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만 보면 법규와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스러워 국가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좋지 않은 단면만 보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공동체를 이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다문화 사회가 가진 엄청난 힘을 보여 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주춤하긴 하지만 외국인의 유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서 단일문화의 지향은 다문화 간 갈등이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해 지역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학과 기술, 인터넷의 발달은 전세계를 하나의 권역으로 연결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동상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는 지역주민 보다 외국인의 유동 인구 수가 더 많다. 이러한 때에 다문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는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 하나의 공동체로서 공존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갈등요인을 없애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선진국으로서의 위상과 품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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