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숙주세포에서 나오는 '사상위족' 돌기 모습.
코로나19에 감염된 숙주세포에서 나오는 '사상위족' 돌기 모습.

 

미국 예일대 교수팀 연구 결과
감염 초기·후기 면역 반응 차이



코로나19에 걸린 사람 가운데 중증이나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10%~20%이고 나머지는 가벼운 증상만을 보이다 회복한다.
 
똑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미국 예일대 과학자들이 인간과 비슷한 면역반응을 보이게 유전자를 조작한 생쥐 실험에서 그 원인을 밝혀냈다.
 
예일대 의대 리처드 플라벨 면역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병세가 나빠지는 건 감염 초기와 후기의 면역 반응이 조화롭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코로나19를 가볍게 앓고 끝내려면 감염 초기의 강한 면역 반응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감염 후반에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면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코를 통해 생쥐에 감염시킨 뒤 경과를 추적했다.
 
감염된 생쥐들에겐 폐 손상·체중 감소·강하고 지속적인 염증 반응 등 중증 환자와 동일한 증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를 표적으로 식별하는 '단일 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ies)도 감염 직후 투여했을 때만 효과가 있고 감염 후반엔 증상을 개선하지 못했다. 
 
스테로이드계 염증 억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은 감염 초기에 투여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바이러스 퇴치에 꼭 필요한 초기 면역 반응을 덱사메타손이 억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염 후반에 덱사메타손을 투여하면 이미 기관을 손상하기 시작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번 실험 결과는 코로나19 후유증, 이른바 '장기 코로나19(long COVID)'가 심해지는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내는 데도 유력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논문의 제1저자인 에센 세피크 박사후연구원은 "감염 초기의 강한 면역 반응은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에 필수적이다"면서 "하지만 감염 후반의 강한 면역 반응은 오히려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