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윤 정김해뉴스 독자위원융심리상담센터 원장
서 윤 정 김해뉴스 독자위원/융심리상담센터 원장

가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부부 문제고 다른 하나는 자녀 문제다. 
 
큰 문제없이 유지되던 가정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가족 간의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고 심리적, 정서적으로 제대로 분리가 되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당장 문제 삼지 않고 참다 보면 상황은 조용히 지나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리적인 문제가 내 안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문제들이 어떤 계기에 의해 분출되면 몸에 이상증상을 보이는 신체화증상이 나타나거나, 정신질환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폭력 등의 반사회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때도 있다.
 
자녀문제는 부부문제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아이는 어릴수록 엄마에게서 정서적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엄마가 편안하면 아이도 편안하고, 엄마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하다. 그렇다면 엄마의 불안은 어디서 오는 걸까. 다들 예상하는대로 부부관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부관계의 불안은 어떤 식으로든 아이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부관계가 중요하다. 
 
우리는 부모가 자식을 대할 때는 자립심이나 자존감을 키워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맞는 말이다. 내 아이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내 아이가 성인이 되어 부모로부터 스스로 독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독립성을 길러주고, 스스로의 능력을 더욱 확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신의 꿈이 아니라 부모가 만들어놓은 목표를 향해 공부하며,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해선 안 된다. 
 
부모 역시 아이를 위해 지나치게 희생할 필요는 없다. 부모 스스로 자신을 소중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 아이들도 자기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수 있다. 부모 자신이 스스로의 삶을 힘들어 한다면 우리 아이들 또한 삶을 힘겹게 받아들일 게 뻔하다. 또한 아이들이 커 갈수록 간섭은 줄이고,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가정의 위기는 거창한 문제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사소한 문제에서 비롯된다.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심리적인 원인에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화가 한 공간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문화는 필연적인 충돌의 과정을 겪게 된다. 각자에게 익숙한 방식은 모두가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한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잘못된 방식은 없다. 그저 자신이 살아 온 익숙한 방식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가족 간이라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맞추려는 노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출발점일 될 수 있다. 
 
누구 할 것 없이 행복한 삶을 꿈꾸며 자신의 자리에서 오늘 이 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이것만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당신도, 당신의 배우자도, 당신의 아이도, 당신의 부모도,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하고 귀한 존재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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