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 땐 미온수로 몸 닦아주길
견과류 등 딱딱한 음식 피해야
구토·설사땐 충분한 수분 필수


 
아이에게 치명적인 신체·정신적 손상을 남길 수 있는 응급 상황은 신속한 처치가 필수다. 특히 영유아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의 빠른 판단과 적극적인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영유아가 가장 흔히 겪는 응급 상황은 크게 고열, 낙상사고, 이물 흡입, 구토·설사 등 4가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덕분에 바이러스·세균 감염이 크게 줄어 고열로 아이들이 응급실을 찾는 일은 많이 줄었지만 가정에서의 시간이 늘면서 낙상사고, 이물 흡입 등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는 여전히 많다. 
 
먼저 고열의 경우 체온이 38℃ 이하라면 굳이 억지로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해열제는 열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발열로 인한 아이의 불편감을 줄여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이다. 섣불리 해열제를 먹이기보다는 일단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자. 아이들은 아직 면역 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열이 쉽게 오르내린다. 발열은 면역반응의 하나로 인체의 면역 체계가 병원체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이며 그 자체로 아이에게 큰 해가 되지는 않는다. 
 
열이 나면 먼저 체온계를 사용해 체온을 정확히 측정하고 미온수로 몸을 닦아가며 체온을 내려주는 것이 좋다. 열을 빨리 내리겠다고 찬물이나 알코올로 몸을 닦으면 큰 온도 차이 때문에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 오히려 열이 오를 수 있다.
 
체온이 39℃ 이상이거나 평소에 심장·폐 관련 질환,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는 발열을 확인한 즉시 해열제를 먹이고 열이 내리는지 관찰해야 한다. 고열은 몸의 대사를 증가시켜 질병이 있는 아이의 신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낙상 사고는 아이가 1m 미만의 높이에서 떨어졌고 사고 이후 평소와 비슷한 컨디션이라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정 내 낙상 사고의 경우 뇌 손상 등 심각한 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가정 내 낙상 사고라도 아이가 평소와 같지 않은 행동을 보이거나 의식 소실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머리를 다친 아이가 컴퓨터단층촬영(CT)를 찍어야 하는 케이스는 낙상 사고 후 의식이 흐려지거나 교통사고처럼 심한 머리 손상이 예상될 때이다. 
 
이물 흡입 사고는 비교적 흔하지는 않지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아이의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사고의 절반 이상은 음식물로 인한 사고다.
 
특히 4세 미만 영유아의 경우 아몬드·땅콩 같은 딱딱한 음식물을 절대 줘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이 덜 발달한 상태이며 바로 씹어 삼키지 않고 입 안에서 오물오물 거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땅콩이 기도로 넘어가는 바람에 기관지 내시경으로 땅콩을 제거해야하는 사고 사례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몬드가 기도를 막아 건강했던 아이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 
 
또 버튼형 건전지를 삼키는 사고는 곧바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하는 '초응급상황'이다. 버튼형 건전지는 식도 점막을 빠르게 녹여 6시간 이내 식도에 구멍을 낸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구토·설사 증상이 심하다고 해서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아이에게 음식이나 분유를 아예 주지 않는 부모가 있는데, 이런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탈수에 취약하기 때문에 아이가 토하거나 설사하면 그만큼 수분을 꼭 보충해줘야 한다. 대신 조금씩, 자주, 천천히 먹여야 한다. 
 
만약 아이가 음식물이나 수분 섭취를 거부한다면 방치하는 것보다 병원을 방문해 수액 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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