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문화도시 김해의 가장 큰 원동력은 '시민력'이다. 행정기관이나 예술인이 아닌, 시민이 중심이 되는 가운데 이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문화도시를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지역 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문화실험실'은 문화도시 김해를 성장시키는 핵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지역의 의제·현안·문제점을 발굴, 이를 문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실험적 사업을 제안·실행하는 도시문화실험실은 현재 7개의 권역별 실험실(내외·대동·삼방·장유·진영·한림·원도심)과 3개의 의제별 실험실(환경·청년·고령)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김해뉴스>는 이들 실험실 각각의 의제·아이디어 등 현재 진행 상황을 톺아보면서 문화도시 김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해문화도시센터 '환경의제실험실'의 시민 연구원들이 지난 17일 김해 진영 서어지공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김쓰봉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현동 기자
김해문화도시센터 '환경의제실험실'의 시민 연구원들이 지난 17일 김해 진영 서어지공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김쓰봉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현동 기자


재활용·탄소중립 등 환경 관련
문제 해결 활동 및 캠페인 진행
시민에게 쓰레기봉투 나눔 활동
유아 대상 환경인식교육 진행도


 
환경의제실험실은 김해시의 다양한 환경 문제를 '문화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와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실험실이다. '환경'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쓰레기·재활용 문제, 탄소중립, 수질·대기 오염 등 여러 환경 관련 소주제를 선정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이나 홍보·캠페인을 진행한다. 
 
장현영, 이은영 책임연구원과 4명의 시민연구원(배은영, 배정조, 서성현, 이진순)이 환경의제실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 
 
환경의제실험실의 연구원들은 '환경'이라는 주제 가운데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에 대해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먼저 논의했다. 
 
이은영 책임연구원은 "단순히 환경 문제라고 하면 너무 넓은 의미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범위를 좁히는 작업을 먼저 실행해야했다. 또 환경 문제는 비단 김해시만의 일이 아니기도 하다"며 "특정 주제를 정하되 김해가 가진 문화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의제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논의된 주제로는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 △재활용 분리수거 간소화 실천 방안 △길거리 흡연·담배꽁초 투기 문제 해결 방안(흡연구역에서 흡연하기 홍보·캠페인, 흡연구역 추가 설치 등) △탄소중립 실천 방안 △악취·공장폐수 문제 해결 방안 등이 있었다. 
 
연구원들은 이 중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 해결을 우선 실천 과제로 선정했다. 
 
다른 의제보다 시민들이 쉽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고 또 그에 따른 효과도 빠르고 직접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업명은 '김쓰봉 프로젝트'(김해시민은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다닌다)다.
 
이 프로젝트는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발상에서 기획됐다. 또 최근 '줍깅', '플로깅' 등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자 하는 문화를 '김쓰봉'이라고 칭하겠다는 상징성도 부여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김해 진영읍과 화포천, 분성산 등 지역 곳곳에서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산책로, 공원 등)를 방문해 자신들이 특별 제작한 '김쓰봉 쓰레기봉투'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이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말고 각자의 '김쓰봉 쓰레기봉투'에 모아 김해의 자연과 환경을 지키자는 취지다. 최근에는 지난 17일 오후 1시 진영읍에 있는 서어지공원에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쓰레기봉투와 함께 친환경 칫솔·치약, 손수건, 수세미 등 기념품도 함께 제공했다. 

또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많은 골목길에 안내문을 설치하거나 어린이집을 방문해 유아동 대상 환경인식교육을 진행하는 등 쓰레기 투기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내달 9일에는 프로젝트 진행 전과 후의 변화를 확인하고, 성과와 부족했던 부분을 확인하는 평가회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은영 책임연구원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난 대부분의 시민이 환경의제실험실의 이런 활동에 호의적인 반응이었고, 환경문제해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공감해주셔서 연구원들 모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며 "이처럼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바꿔나가야 한다. 김쓰봉 프로젝트에 시민력이 합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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