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클레이 이재림 대표가 다양한 색깔과 장르를 녹여낸 작품활동을 펼치며 김해예술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현동 기자
땡스클레이 이재림 대표가 다양한 색깔과 장르를 녹여낸 작품활동을 펼치며 김해예술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현동 기자

 

각종 전시회·수상으로 입지 다져
도자기 집안서 자신만의 길 찾아
제품 제작 과정 공개해 가치 알려
공감각적 심상 담은 전시에 관심



"도자기나 도예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딱 떠올리는 이미지나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고지식하고, 옛날 사람들의 전유물인 것만 같은…. 그런 것들을 깨고 싶었어요. 트렌드에 맞게 젊은 감각으로 도자기를 재해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분청도자기의 고장, 김해 진례면이 낳은 한 도예가가 김해·경남·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누비며 우리나라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도자예술기업 '땡스클레이'의 이재림(39) 대표다.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동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일본·미국·중국·홍콩 등 해외전시와 서울·진주·창원·제주·김해 등 국내전시를 20여 차례 진행해왔다. 경남에서도 약 10차례 문화다양성·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도예워크숍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초에는 김해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가율에서 문화다양성 창작시 시각전시회 '시시(詩視)각화'전을 열어 지역민들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현대도예공모전 입선(2009), Asia ARTZOO Competition 입선(2012), 제30회 대한민국미술대상전 특별상(2012), 제4회 전국분청도자대전 입선(2013),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상전 특선(2016), 장애인복지시설 발전공헌표창(2017)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고성에 거주하며 땡스클레이와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세상을 빚어내는 한 줌의 흙'을 모토로 하는 땡스클레이는 창의 도자체험, 디자인제품 개발·제작, 공예품 전시 등 도자예술 분야 전반을 다루고 있으며 진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도자기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도자기에 굉장히 현대적이면서 트렌디한 감각이 배어있으며 명확한 제작의도를 가진, 이 대표만의 정체성이 드러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이처럼 '다른' 작품세계를 추구하게 된 것은 그가 위대한 도예가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아버지는 1980년대 초반 진례에서 가장 먼저 도자기를 시작했던 인물들 중 한 명인 보천 이위준 선생이다. 이 선생은 김해도예협회회장직을 역임했으며 처음 김해도자기축제를 기획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어머니와 친척들도 도자를 했기 때문에 이 대표의 가문은 그야말로 '도자기 집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아버지 그늘의 크기가 커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 아버지와 나의 색이 다름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일부러 아버지의 작품세계와 내 작품세계를 구분 짓기 위해 '새롭고 다른 것'을 계속 시도했던 것 같다. 이제는 완전히 내가 가고 싶은,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작품세계뿐만 아니라 펼치고 있는 사업에서도 드러난다. 단순히 도자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전시하고, 수입을 올리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 제작 과정을 오픈해 보고, 만지고, 만들어 볼 수도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자기의 다양한 모습, 가능성, 가치를 알리고 있다. 특히 그는 "도자기 같은 건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을 없애고 싶다"며 "시대가 많이 변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자기도 충분히 경제적 가치가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공감각적'인 심상을 담은 전시 기획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 대표다. 대표적인 것이 시시각화 전시다. 시각장애인이 쓴 시를 '시각화'한 도자작품을 선보이고, 이를 관람객들이 만져볼 수 있게 함으로써 시각과 촉각의 조화가 이뤄진 전시였다. 이 대표는 "내게는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너무 좋아 다행이었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것을 프로젝트화 시켜서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꼭 시각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어린이, 외국인,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계층의 글을 시각화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러 지역의 색깔과 사람, 장르가 어우러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특정 범위에 묶여있기 보다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면서 이를 계속해서 작품·사업에 녹여낼 것"이라며 "이런 역량을 키워나가면서 궁극적으로는 김해도자와 김해예술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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